김연아, 세계선수권 정상 놓쳐…안도 미키에 이은 2위 마무리

[이성필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1, 고려대)가 프리스케이팅에서 일부 점프 실수를 범했지만 혼신의 연기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근소한 차로 정상을 놓친 것은 안타까웠다.

김연아는 30일 밤(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츠 아레나 빙상장에서 열린 '2011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28.59점(기술 점수 61.72, 예술 점수 66.87)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점프 실수에도 불구하고 65.91점을 받아 1위에 올랐던 김연아는 총점 194.50점으로 2위에 올랐다. 2009년 대회 이후 2년 만의 정상 복귀는 아쉽게 물거품이 됐다. 오히려 쇼트프로그램 2위였던 안도 미키가 195.79점을 받아 김연아를 1.29점 차로 따돌리고 역전 1위에 등극했다.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낼 때 받은 228.56점과 비교하면 김연아의 총점은 많이 낮았지만, 13개월의 실전 공백치고는 훌륭한 연기와 점수였다. 마지막 출전 대회였던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에서도 2위를 할 때 받았던 190.79점보다는 높은 점수.

새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오마주 투 코리아'를 들고 나선 김연아는 한국 국민에게 헌정하는 연기에 빠져들었다. 아리랑을 편곡해 만든 아름다운 선율이 웅장하게 울려퍼지며 연기를 시작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제대로 시도하지 못했던 첫 과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무난하게 해낸 김연아는 이어진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를 시도했지만 두 번째 점프를 성공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계속된 단독 점프인 트리플 플립도 회전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곡선이 아름다운 레이백 스핀을 무리없이 해내며 집중력을 되살렸다. 이후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침착하게 해내며 절정으로 치달았다.

트리플 러츠도 무사히 해내며 정확히 착지한 김연아는 플라잉 싯스핀에 이어 과감한 직선 스텝 시퀀스로 관중의 눈을 사로잡은 뒤 야심작 코레오 스파이럴을 깔끔하게 해냈다. 아리랑 선율의 절정과 맞물려 예술에 가까운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이어진 트리플 살코와 더블 악셀도 힘들이지 않고 소화한 김연아는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힘들이지 않고 마무리한 후 관중의 박수에 두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우승까지 바라봤던 김연아는 무난한 연기를 펼친 안도 미키에 가장 높은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2007년 도쿄 대회 우승자였던 안도는 4년만에 세계선수권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김연아 따라잡기에 나섰던 일본의 동갑내기 아사다 마오는 여전히 점프에 난조를 드러내며 172.79점으로 6위에 머물렀다. 캐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가 184.68점으로 3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