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뭐라고요? 선수가 부족하대요? 허허."
어이가 없었을까. 아니면 재정이 탄탄한 구단이 선수 욕심을 내는 것이 부러워 허탈한 웃음이 나온 것일까. 성남 일화 신태용(41) 감독은 껄껄 웃기만 했다.
신태용 감독은 수원 삼성-전남 드래곤즈의 K리그 9라운드가 열린 지난 7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10라운드에서 수원과의 피할 수 없는 승부가 기다리고 있어 선수들을 9라운드가 열리는 춘천에 내려보낸 뒤 전력 점검에 나섰다.
올 시즌 성남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의 위용은 온 데 간 데 없다. 주력 선수는 팀 체질 개선과 재정 악화도 모두 팔아버렸다. 결과적으로는 팀 성적도 15위까지 내려갔다.
야심차게 영입했던 외국인 선수도 '꽝'이다. 에벨톤은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고 까를로스는 퇴출 대상에 올랐다. 그나마 지난해 12월 클럽월드컵에서 왼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재활에 매달렸던 라돈치치가 컴백을 앞두고 있지만 이마저도 언제가 될 지 미지수다. 5월 말 경을 예정하고 있지만 신태용 감독은 "복귀 시점은 잘 모르겠다"라며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되돌릴 수 없는 팀 상황을 뒤로 하고 출전 명단을 살피던 신 감독은 수원의 18명을 내려 보며 "야! 수원 전부 대표급이네요. 여기서 우리팀에 2~3명만 와도 되겠다"며 희망가를 불렀다.
과거 선수구성이라면 수원에 뒤지지 않았던 성남이었음을 생각하면 신 감독의 부러움 섞인 반응은 충분히 이해될 만하다.
그러나 수원 윤성효 감독은 "선수가 없다"며 힘겨워하고 있다. 정규리그, 챔피언스리그 등을 병행 하느라 부상자가 발생해 가용 인원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향후 여름 이적 시장에 4~5명을 보강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신태용 감독은 수원이 배부른 고민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아니 여기서 뭐가 더 모자라다는 것인지. 다 대표급 아닌가. 솔직히 성남 입장에서는 열 받는 소리다. 우리도 주중에 컵대회 치르지 않나. 똑같은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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