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지난 2009년 황선홍 감독이 이끌던 부산 아이파크를 통해 K리그에 데뷔한 한상운(25)은 다재다능한 공격수로 주목받았다. 황 감독도 부산에서 늘 주목해야 할 선수로 한상운을 꼽았다.
한상운은 입단 첫 해 31경기에 나서 3골 5도움을 해내더니 지난해는 같은 경기수를 소화하고도 7골 5도움을 기록하며 발전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에는 11경기밖에 뛰지 않았지만 5골 2도움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되는 중이다.
한상운은 8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K리그 9라운드를 손꼽아 기다렸다. 자신을 프로에 데뷔시켜 준 황선홍 감독이 적장으로 변신해 부산을 찾았기 때문이다. 만개하는 기량을 옛 스승 앞에서 골로 과시하고 싶다는 것이 한상운의 마음이었다.
예감대로 한상운은 이날 포항전에서 1골 1도움을 해내며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전반 31분 김창수의 선제골에는 프리킥을 골지역으로 연결하지 않고 옆으로 흘리는 재치를 발휘했다. 44분에는 수비수 네 명을 제치는 현란한 개인기를 발휘하며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었다.
경기 뒤 한상운은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동료들에게 고맙다. 최전방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많이 뛰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골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공격포인트를 올릴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포항전을 앞두고 황선홍 감독이 말한 것으로 떠돈 "재임시절 부산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떨어졌다"는 루머를 믿지 않았지만 의식은 했다는 한상운은 "선수들 각자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렇지만, 하던 대로 했다. 1위팀을 이겨야 10권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과제에만 충실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FA컵 우승 실패 등 아쉬움을 뒤로하고 올 시즌 안익수 신임 감독 체제에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고 전한 한상운은 "동료로부터 아르헨티나의 디 마리아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래서 별명도 '한 마리아'다. 올 시즌 15골을 넣는 것이 목표다"라며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한상운의 맹활약으로 정규리그 3연승을 제조한 안익수 부산 감독도 웃었다. 그는 "평소 세트플레이 연습에서는 그렇게(옆으로 밀어주기) 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창의적인 플레이라 더 기분이 좋다"라고 한상운이 재치있게 골을 도운 장면을 칭찬했다.
안 감독은 "그동안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했지만 최소 목표는 6강 진입이다. 지금도 장점이 많지만 더 보완해서 발전을 거듭하는 팀으로 올라서겠다"라고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FC서울 수석코치로 우승 경험이 있는 안 감독은 "아직 내가 원하는 것의 50%밖에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질 좋은 패스와 움직임을 보여준다면 어느 팀을 만나더라도 우리만의 축구를 구사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성장하는 부산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이뉴스24 부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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