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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떨리는 '승강제' 경험 구자철, "K리그에도 꼭 필요해"


[이성필기자] 지난 14일 '어린 왕자' 구자철(22, VfL볼프스부르크)은 특별한 경험을 했다. 올 2월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해 2010~2011 시즌을 보낸 구자철은 호펜하임과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팀이 극적으로 강등권에서 탈출하는 것을 직접 지켜봤다.

시즌 최종전에서 볼프스부르크는 보루시아 뮌헨글라드바흐,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강등을 당하지 않기 위한 숨막히는 결전을 벌였다. 다행히 볼프스부르크가 호펜하임을 3-1로 꺾으면서 리그 15위를 차지, 극적으로 1부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경기 뒤 볼프스부르크 선수들과 팬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원정이었지만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 후반 15분 마리오 만주키치의 동점골이 터지기 전까지 0-1로 뒤지고 있어 승리는 더욱 값지게 다가왔다.

승강제가 없는 K리그에서 뛰던 구자철도 동료들과 함께 춤을 추며 즐거워했다. 후보로 경기에 뛰지는 못했지만 1부리그 잔류가 얼마나 큰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

구자철은 17일 시즌을 마치고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결과가 어떻든지 간에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11월 아시안게임, 올 1월 아시안컵 등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을 요구받는 토너먼트 대회를 마친 뒤 곧바로 볼프스부르크에 입단해 많이 지쳤다는 구자철은 "아직 50점밖에 안된다. 나머지는 채워가겠다"라며 다음 시즌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1부리그 잔류와 강등이 결정되는 마지막 경기는 잊을 수 없다. 그는 "특별히 불안감은 없었지만 예상과 달리 0-1로 지고 있어서 약간 긴장했었다"라며 "마지막 경기에서 이겨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라고 롤러코스터 같았던 시즌 최종전의 기억을 되짚었다.

팀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 기뻤다는 그는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우승을 결정짓는 경기에 나가는 것처럼 하고자 하는 의욕을 보이더라. 부담감을 이겨냈다"라며 웃었다.

당연히 K리그에 승강제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K리그에도 꼭 필요한 제도다. 마지막 경기까지 긴장감을 떨어트릴 수 없게 하더라"라고 말했다.

경기후 그라운드 슬라이딩은 물론, 만세 삼창, 두 팔을 오르내리는 등 다양한 세리머니를 보여줬던 구자철은 "나도 모르게 너무나 기뻐서 춤을 췄다. 기쁠 때는 마음껏 즐겨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팀의 강등권 탈출에 도취되었음을 전했다.

이어 구자철은 "기성용이 세리머니 장면을 보고는 다시는 어디 가서 춤 추지 말라더라"라며 핀잔을 들었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조이뉴스24 인천공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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