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퇴출 위기'까지 몰렸던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투수 오넬리가 팀의 든든한 마무리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오넬리는 2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서 1-2로 뒤지던 8회초 등판해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그러는 사이 한화 타선은 8회말 동점을 만든 데 이어 9회말 강동우의 끝내기 안타로 역전에 성공하며 오넬리에게 시즌 3승째를 안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가 야심차게 영입한 오넬리는 기대에 한참 뒤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5월 초까지만 해도 블론세이브 4개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은 8점대까지 치솟았고, 결국 퇴출 이야기가 솔솔 풍겨나왔다.
그러나 최근 오넬리의 활약은 팀의 수호신으로서 손색이 없다. 최근 4차례 등판에서 오넬리는 4.1이닝 무실점으로 1승 2세이브를 기록했다. 24일 SK전에서 뒤지고 있던 팀의 역전 승리에 발판을 놓는 호투를 보여줬다면 11일 LG전과 19일 두산전에서는 박빙의 리드를 지켜내고 세이브를 따냈다.
오넬리의 호투가 시작된 건 11일 LG전에서였다. 이날 LG 선발 리즈의 구위에 눌려 8회까지 무득점에 그치던 한화는 9회초 장성호의 역전 투런홈런으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오넬리는 9회말 마무리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볼넷 1개만을 내주며 팀의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19일 두산전에서는 동점 주자가 출루한 8회말 등판했다. 한화가 2-0으로 앞서던 8회말, 앞선 투수 마일영이 2사 1,3루 상황에 몰리자 오넬리가 구원등판했다. 오넬리는 윤석민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고 9회말도 깔끔하게 막고 팀 승리를 지켰다.
오넬리의 시즌 초반 부진은 안그래도 전력이 약한 한화의 약점 중 하나였다. 오넬리와 함께 2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또 다른 용병투수 데폴라 역시 부진을 거듭했고, 한화는 이달 중순 스카우트 팀을 미국에 파견해 대체 외국인 선수를 물색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한대화 감독도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고 교체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교체 이야기가 나올 즈음부터 오넬리의 구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근 호투를 보여줬던 4경기에서 4.1이닝 동안 안타 1개 볼넷 1개만을 허용했다. 3할대에 육박했던 피안타율은 이 기간에는 7푼1리에 불과하다. 퇴출을 언급하며 분발을 촉구한 충격 요법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상승세를 타며 탈꼴찌에 성공한 한화로서는 오넬리의 구위 회복이 더없이 반갑다. 류현진을 비롯해 김혁민, 장민제, 양훈 등 젊은 선발 투수들의 호투가 이어지며 불펜이 승리를 지켜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불펜의 류현진' 박정진과 함께 오넬리가 필승조로 활약해준다면 중위권 도약을 노리는 한화는 더욱 힘이 붙게 된다.
개막 전 호기롭게 '50세이브'를 목표로 내걸었던 오넬리. 시즌 초반 연일 불쇼를 펼치며 미운 오리로 전락했던 오넬리가 백조로 재탄생하고 있다. 오넬리가 앞으로도 한화의 상승세를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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