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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신뢰 위해 뛰었지만 전북 1위 제물 '역부족'


[이성필기자] '신뢰로 거듭나겠습니다.'

전반 18분 대전 시티즌 황진산의 선제골이 터졌다. 승부조작으로 4명이 구속되고 4명이 추가 조사를 받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넣은 골은 많은 것을 의미했다.

골을 넣은 뒤 대전 선수들은 벤치로 뛰어갔다. 황진산이 동료로부터 현수막을 건네 받았다. 길게 펼친 현수막에는 '신뢰로 거듭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한순간 불법의 유혹에 빠져 헤어나올 수 없는 길을 걸은 동료들의 잘못을 대신 사죄하기 위함이었다.

시즌 초반 대전은 '실리 축구'로 잠시 정규리그 1위에 오르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펼쳤다. 하지만, 이내 상대에 전술이 읽혔고 4무7패(컵대회 포함)로 11경기 무승 가뭄에 시달렸다.

때문에 29일 오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전북 현대는 무승 고리를 끊고 승리로 전환하기 위한 중요한 경기였다.

안타깝게도 승부조작 사태가 터지면서 대전의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는 수렁에 빠졌다. 전체 40명 안팎의 선수 중 8명이 빠지고 부상으로 4~5명이 제외되면서 가용 자원도 모자랐다.

왕선재 감독은 "이가 없으면 잇몸도 있고 틀니도 있고 임플란트도 하지 않느냐"라며 혼신의 힘으로 경기에 나서 승부조작으로 팬들에게 준 상처를 씻어내겠다고 말했다.

뚜껑이 열리자 대전은 체력을 앞세워 전북을 공략했다. 외국인 공격수 박은호가 한 차례 슈팅을 시도하며 전북의 수비 약전을 찾는데 주력했고 18분 선제골이 터졌다. 한재웅이 상대의 파울로 얻은 프리킥을 재빠르게 전진 패스를 했고 황진산이 수비수 두 명을 따돌리고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대전의 기세는 대단했다. 23분 박성호의 패스가 박은호를 거쳐 한재웅에게 연결됐다. 지체없이 슈팅으로 이어졌고 염동균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골로 이어질 수 있었다.

전북도 27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동국이 최철순의 패스를 받아 머리로 골맛을 봤다. 움직임이 많지는 않았지만 적절한 위치 선정으로 골맛을 봤다.

그러나 37분 대전이 균형을 깼다. 김성준이 페널티지역으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황보원의 파울을 유도했고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박성호가 골을 넣으며 전방을 2-1로 마쳤다.

후반, 전북은 루이스, 이승현을 차례로 투입하며 동점골 사냥에 나섰다. 체력이 떨어진 대전은 공간을 허용하며 애를 먹었고 38분 이동국에게 또 다시 골을 내줬다. 정성훈이 왼쪽에서 올라온 가로지르기를 중앙으로 연결했고 이동국이 지체없이 오른발로 골을 터뜨렸다.

공세를 늦추지 않은 전북은 이승현이 45분 수비 앞 공간을 파고든 뒤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로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3-2로 이겼다. 전북은 8승1무3패, 승점 25점을 획득하며 단독 1위로 솟구쳤다.

한편 인천 유나이티드는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선수비 후역습'을 앞세운 철저한 수비 축구로 2-1 승리를 거뒀다.

전반 4분 장원석이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인천은 15분 염기훈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32분 카파제가 페널티킥에 성공하며 승리했다. 이후 남은 시간 수원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승점 3점을 얻었고 상위권 도약의 가능성을 열었다. 수원은 정규리그 6경기 무승(1무5패)에 시달렸다.

조이뉴스24 대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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