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식기자] 전설적인 LA 다저스 투수 오렐 허샤이저가 LA 다저스 매입 경쟁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6일 스포츠 전문 웹사이트 'ESPN'에 따르면 허샤이저는 심각한 재정난에 빠진 다저스가 매물로 나올 것에 대비, 전 다저스 내야수 스티브 가비와 함께 투자단을 구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투자단 이름은 카비-허샤이저 그룹. 허샤이저는 'LA 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비의 전화를 받았을 때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라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현재 허샤이저는 LA에서 멀지 않은 라스베이거스에 살고 있으며 다저스 매입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다저스는 아직 매물로 나와 있지 않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허샤이저의 말처럼 다저스는 현재 매물로 나온 건 아니다. 하지만 구단주 프랭크 매코트가 놓인 현 상황을 보면 언제든지 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매물로 나올 수 있다.
우선 매코트는 전 부인 제이미 매코트에게 다저스 지분 절반을 떼어줘야 한다. 다저스 지분을 떼어주고 공동 구단주로 함께 일하지 않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8억달러가 넘는 구단 가치를 감안할 때 4억 달러 이상을 줘야 하는데 이는 현재 매코트가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다.
매코트는 폭스사와 계약기간 17년에 총액 30억달러의 중계권 계약으로 활로를 찾으려 했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에 대한 승인을 거부했다. 게다가 제이미 매코트는 법원에 구단 매각 가처분 신청까지 해놓았다. 구단을 팔아서라도 자기 몫을 찾겠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메이저리그는 대리인을 다저스에 파견해 5천달러 이상의 지출에 대해 감시를 하고 있다. 만약 다저스가 선수 연봉 지급 마감일을 지키지 못할 경우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합법적으로 다저스에 대한 매각을 추진할 수도 있다.
이미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던 텍사스 레인저스는 지난해 8월 경매를 거쳐 텍사스 출신의 전설적인 강속구 투수 놀란 라이언이 이끄는 투자단에게 팔렸다.
전 구단주 톰 힉스는 달라스 인근 투자자들이 모두 따르는 놀란 라이언을 앞세워 구단주 지위를 유지하려 했다. 하지만 라이언은 척 그린버그와 손잡고 구단을 매입했으며 지금은 구단주 역할까지 맡고 있다.
1988년 다저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허샤이저도 결국은 놀란 라이언을 모델로 구단주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허샤이저는 "다저스 팬들은 지금보다 나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현재 다저스 상황에 가슴이 아프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그는 "다저스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와야 하며 그 방법은 예전 방식이 아닌 내 마음 속에 있는 방식이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허샤이저와 손을 잡은 가비는 다저스 출신 강타자로 열 번이나 올스타로 선정되고 1974년에는 내셔널리그 MVP로도 뽑힌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그는 "구단을 산다고 해서 그게 끝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며 팀을 다시 명문의 반열에 올리겠다는 다소 이른 각오까지 과시했다.
/알링턴=김홍식 특파원 di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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