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식기자] "차라리 부상자 명단에 올려라."
극심한 슬럼프에서 좀처러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추신수(29,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부상자 명단에 올려야 한다는 주장에 제기됐다.
'야후 스포츠'는 10일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추신수를 부상자 명단에 올릴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물론 뚜렷한 부상은 없지만 야구 외적인 문제, 즉 음주운전 체포 후유증 등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은 전날 경기, 추신수가 결정적인 기회에서 범타로 물러난 뒤 나온 것. 추신수는 2회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2루타를 치기는 했지만 2-3으로 뒤진 연장 10회말 2사 2루의 기회에서는 무기력한 투수 앞 땅볼로 아웃됐다.
이에 대해 지역 언론은 어느 정도 수긍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물론 당장 부상자 명단에 추신수를 올리는 게 해결책이라고 단언할 수 없지만 무언가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신문 '플레인딜러'의 척 야보로 기자는 추신수의 부진을 그의 선한 마음씨와 문화 차이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5월초 음주운전을 하다 체포된 뒤 자괴감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추신수가 하루 빨리 이를 털고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섣불리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동양인들은 역사적으로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는 전제 아래 추신수의 부진을 분석했다.
즉 미국인들은 온갖 추문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놀라고 조롱하기도 하지만 금방 잊어버리는데 비해 동양인들은 문화적으로 이를 쉽게 극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야보로 기자는 한국인 정서에 밝은 한 전문가를 거론하며 "음주운전 체포로 인한 수모에 이어 이후 알려진 동영상이 추신수에게 더 나쁜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그는 한 동안 휴식을 취하는 것에 대해서는 "강도 짓을 한 것도 아닌데 사내답게 잊어버려. 그게 세상의 끝은 아니잖아"라고 말하는 것보다 큰 효과를 볼지 모르겠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야보로 기자는 "정말로 추신수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추신수는 지금 궤도를 이탈하기에는 너무도 좋은 선수고 그럴 리도 없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또 그는 "자부심이 가득한 추신수의 마음 깊은 상처는 쉽게 가시지 않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아직도 그 사건이 그를 그처럼 괴롭히고 있다는 점은 그가 얼마나 좋은 인간성을 갖춘 사람인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오히려 추신수를 칭찬했다.
/알링턴=김홍식 특파원 di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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