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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대행 체제 두산, 몰락과 도약의 기로


[권기범기자] 이보다 센 강수는 없다. 김경문 감독의 전격 자진사퇴로 두산은 올 시즌 큰 전환점을 맞게 됐다. 그야말로 몰락과 도약의 기로에 선 두산이다.

두산은 올 시즌 개막 이전 우승후보 0순위로 평가받았다. 지난 시즌 토종 20홈런 타자 5인방을 배출한 핵타선과 강력한 철벽불펜진, 안정된 수비력까지 갖춘 두산은 올해 더스틴 니퍼트의 영입과 일본서 돌아온 이혜천을 끌어안으면서 약점으로 지적돼온 선발진까지 탄탄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계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우승후보 중 한 팀으로 두산을 꼽았고, 구단 내부에서도 '올해만큼은 V4'를 예감하면서 기분좋게 시즌 개막을 맞았다.

하지만 시작부터 어긋났다. 새 용병 라몬 라미레즈가 기량미숙으로 일찌감치 짐을 꾸렸고, 이혜천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선발 요원으로 꼽혔던 김성배도 부진했다. 전지훈련을 통해 거르고 거른 선발진 5명 중 3명이 일찍 나가떨어졌다. 이와 함께 이를 메우기 위해 긴급 투입된 선수들도 마뜩지 않았고, 6월에 이르기까지 선발진 재구축이 힘들었다. 대체용병 페르난도 니에베는 함량 미달로 속만 썩였다.

계투진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시즌 초 마무리보직을 맡으며 구원 부문 1위를 달렸던 임태훈이 전혀 예상치못한 사생활 문제로 악재에 직면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 결과 계투진에 과부하가 걸렸고, 철벽불펜이라고 불렸던 두산 구원진은 줄줄이 얻어맞기 시작했다.

공수의 전력도 저하됐다. 임재철을 시작으로 시즌 초부터 핵심선수들이 줄부상으로 신음했고, 김현수 등 믿었던 중심타선도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핵타선은 일순간에 병살공장이 됐다. 안정된 재산이던 수비력도 고비 상황서 실책을 저지르면서 경기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한 마디로 투타 할 것 없이 총체적 난국 상황에 빠진 것이다. 김경문 감독은 해답을 찾기 위해 고심했지만, 투타 엇박자까지 겹치면서 사실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할지 막막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5월 최악의 부진을 경험한 뒤 6월 들어서도 반격의 채비를 갖추지 못하면서 김경문 감독은 자진사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내렸다.

이제부터는 김광수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시즌을 꾸려나가게 된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베어스 시절부터 선수로 활약하면서 현재 수석코치에 이르기까지 골수 '베어스맨'인 김 감독대행은 선수단 장악 면에서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기존 코치들과의 사이도 원만하며 합리적인 성격도 갖추고 있어 선수단의 분위기를 다시 추스리는데 그보다 적합한 이는 없다.

문제는 김광수 감독대행도 부담감이 상당할 것이라는 점이다. 올 시즌 무너진 팀을 다시 끌어올려 도약을 이끈다면, 내년 시즌부터 정식 감독으로 덕아웃에 입성할 수 있지만, 만에 하나 현재의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더 무너진다면, 그의 입지는 수석코치일 때보다 더 애매해질 수 있다.

현재로서는 경황이 없어 두산 구단 측도 후임감독 물색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동안은 감독대행체제의 팀을 지켜본다는 방침.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을 경우, 구단으로서는 새로운 사령탑을 알아보는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김경문 감독은 "이 시점에서 사퇴하는 것이 선수들이 서로 뭉치는 계기를 만들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김광수 감독대행은 흐트러진 팀을 수습하고 예전 두산의 모습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 몰락과 도약의 기로에 선 두산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하다. 두산에서 잔뼈가 굵은 김 감독대행은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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