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두산 김광수 감독대행이 사령탑으로서 첫 승을 수확했다. 단 한 경기일 뿐이지만 팀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1승은 특별한 값어치가 있다.
두산은 14일 잠실 넥센전에서 선발 페르난도의 5.2이닝 3실점 피칭과 김현수의 스리런포 포함 3안타 4타점 맹활약으로 5-3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김경문 전 감독의 자진사퇴로 인해 급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은 김광수 감독대행(전 수석코치)의 사령탑 데뷔무대였다. 김광수 감독대행은 처음 덕아웃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여기서는 무슨 말을 하느냐"고 어색함을 숨기지 못했고, 훈련 시간에 덕아웃에 앉아있는 상황 자체를 낯설어했다.
사실상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기도 하다. 김경문 전 감독은 13일 전격적으로 자진 사퇴했고, 김광수 감독대행은 얼떨결에 그 자리를 물려받은 뒤 이튿날 곧바로 감독으로서 선수단을 지휘하게 된 것이다. 단 하루 사이에 사령탑이 돼 작전을 내야하니 그로서도 어찌보면 당황스럽기도 한 일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데뷔 무대서 승리를 거두면서 김광수 감독대행은 여러모로 소득을 거뒀다. 우선 선수들의 개개인적인 활약상이다. 부진투만 일삼던 용병 페르난도가 한국 무대 입성 후 처음으로 선발투수다운 피칭을 보여줬고, 이와 함께 방망이 침묵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던 김현수가 폭발했다. 투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이들의 활약은 두산으로서는 어마어마한 호재다.
이와 함께 팀 분위기를 살려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이날 경기 전 두산 선수들은 씁쓸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말문을 닫았다. 김경문 전 감독의 자진 사퇴로 선수단 내에서는 침묵만이 감돌았다. 모 선수는 "우리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함구했다. 김광수 감독대행은 선수들을 불러모아 투지와 끈기를 강조하며 독려했지만,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날 넥센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연패를 끊으면서 두산 선수단은 어느 정도 활기를 되찾았다. 구단 관계자는 "아무래도 분위기를 바꿨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 아니겠느냐. 역전패라도 당했으면 어쩔 뻔 했느냐"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광수 감독대행 체제로 두산이 무너져가던 기세를 추스리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많고 많은 경기 중 거둔 1승일 뿐이지만, 이날 승리는 분명 의미가 크다. 김광수호로 바뀐 두산은 이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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