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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 '언달' 된 유쾌한 청년


[권기범기자] 올해 들어 롯데의 3번 타자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하고 있는 손아섭. 그가 '언론의 달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농담섞인 행동이지만 손아섭은 언론을 통해 교묘한 신경전(?)까지 펴고 있다.

손아섭은 시즌 초 부진에 빠진 조성환을 대신해 3번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15일 현재 46경기 출전해 타율 3할2푼2리(180타수 58안타) 32득점 32타점 6홈런을 기록하면서 롯데의 주축 타자로서 임무를 완수하고 있다. 너무 공격적인 스윙을 해 한동안 출루율이 낮아 양승호 감독에게 고민을 안기기도 했지만, 이제 손아섭은 뒤에 '4번타자 이대호'가 있음을 인지하고 조금씩 신중해지고 있다. 그 성과도 드러나고 있다.

와중에 손아섭이 재미있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5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상대 좌완투수 전병두와 관련해 이런저런 얘기를 전한 손아섭은 은근슬쩍 심리전을 펴면서 싱긋 웃었다. 14일 경기서 롯데가 5-8로 뒤진 9회 무사 1루 마지막 반격 기회서 병살타로 물러났던 손아섭으로서는 복수를 다짐했을 터.

먼저 손아섭은 "(전)병두 형의 공은 보이지를 않는다. 공이 사라진다고 해야할까. 직구인 것 같은데 눈앞에서 흘러나가니 치기가 쉽지 않다"며 "심리적으로 지고 들어가면 안되는데 나도 모르게 지고 들어가는 것 같다"고 전병두를 상대하기가 쉽지 않음을 강조했다. "차라리 류현진(한화)의 공이 치기가 쉽다"고 손사래를 칠 정도.

그런데 손아섭은 전병두를 상대로 데뷔 후 통산 8타수 3안타를 기록하면서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찬스를 놓쳤던 아쉬움이 커 과장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잠시 후 손아섭의 속마음(?)이 드러났다. 말을 이어가던 중 손아섭은 "이제는 삼진을 당해도 안칠 생각이다"라고 전제한 뒤 "그리고 언론을 통해 이 말이 전해지면, 병두 형이 가운데로 던질 것이고, 그럼 난 치면 된다"고 슬쩍 말을 흘렸다. 곁에 있던 취재진은 박장대소. 손아섭은 "언론을 이용해야 한다"고 농담을 던지고는 그라운드로 뛰어나갔다.

손아섭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큰 선수다. 홈런포를 쏘아올려도 외야수비 도중 실책 혹은 실책성 플레이라도 하면 그날 밤 잠을 설친다. 손아섭은 "내가 실책해서 내 연봉이 깎이고 기록이 나빠지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투수들의 평균자책점만 올라가고, 팀에도 피해를 끼치게 된다. 난 그게 너무 싫다"고 말할 정도다.

그런 성격의 손아섭이 데뷔 4년차에 상대팀 선수에게 심리전을 걸 만큼 여유로워졌다. 화끈한 타격실력 만큼이나 심적으로도 많이 성장한 느낌이다. 유쾌한 청년 손아섭은 오늘도 타격을 한 후엔 1루 베이스를 향해 전력질주할 것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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