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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호 감독, "팀을 망치려는 감독이 어디 있겠소"


[권기범기자] 롯데 양승호 감독은 요즘 들어 걱정이 태산이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경기 운영으로 승수를 쌓아올리기가 쉽지 않다. 이런저런 변화를 시도해보면서 버텨오곤 있지만, 이제 그 이상의 흐름을 타야할 때가 왔다고 판단하고,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양승호 감독이 선수들의 포지션 변경 및 보직 변경, 이에 따른 팬들의 비난과 관련해 한 마디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양 감독의 마음고생을 여실히 표현해주는 말이다.

18일 현재 롯데는 61경기서 27승 31패 3무를 기록 중이다. 승패차가 -4'로 5할 승률을 뛰어넘어 상위권 도약이 쉽지않은 상황이다. 어느덧 6위 한화와의 승차도 1.5게임으로 줄어들었다. 긴장해야 하는 처지다.

시즌 개막 후 예상외 부진으로 양승호 감독은 팬들에게 큰 비난을 받았다. 4월말 승패차 '-7'로 7위까지 주저앉으면서 팬들은 양승호 감독의 팀 운영능력을 비난하기 시작했고, 양 감독은 롯데팬들의 무서움을 실감했다. 전화번호를 알아낸 팬들의 비난과 협박문자로 번호를 바꾸는 해프닝까지 겪었다. 5월 들어 반격을 개시하면서 조금 숨통을 틔웠지만, 6월 들어 정체상태가 이어지면서 또 답답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8개구단 감독들이 입모아 하는 말이 "야구는 결과론"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경기에 패할 경우, 팬들은 양승호 감독의 선택에 의문부호를 달면서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선수들의 포지션과 보직 변경 등에 대해서는 비난의 수위가 거세다.

양 감독은 "팀을 망치려는 감독이 어디 있겠는가, 잘 안풀릴 때는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볼 수밖에 없다"며 "사실 1년을 그대로 가는 팀은 없다. 보통 3번은 (선수들의 포지션 등이) 바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좀더 긍정적으로 팀을 바라봐 달라는 당부의 말인 셈이다.

사실 양승호 감독의 개막 전 구상은 나쁘지 않았다. 우선 전준우 3루, 홍성흔 외야백업 시나리오다. 지난해 말 강민호의 팔꿈치 통증이 그 시발이었다. 장성우가 안방마님 자리를 맡고, 홍성흔이 지명자리에 있으면, 강민호는 덕아웃에서 놀고 있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외야수 홍성흔을 타진했고, 이는 분명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시범경기서 손아섭이 불의의 발목부상을 당해 정작 개막전에 합류하지 못했고, 포지션 변경의 연쇄작용에서 핵심 역할을 해줘야 할 이승화가 타격부진의 극을 달렸다. 겹친 악재 속에서 양 감독의 시나리오는 뒤틀린 셈이다.

마무리감으로 꼽았던 고원준의 선발변경 역시 예상외 변수 때문이다. 용병 선발 코리의 체력 저하 및 계투진들의 부진이 그 원인이었다. 마무리까지 끌고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이렇게 빨리 벌어질 줄 몰랐다. 결국 양승호 감독은 고원준을 선발진에 합류시켰고, 코리를 불안한 계투진에 합류시켜 안정을 꾀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고원준은 불안해졌고, 코리는 짐을 꾸려야할 처지가 됐다. 기존 계투진들의 헐거운 뒷문 봉쇄능력은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 양 감독은 농담삼아 "2-1로 이겨보는게 소원"이라고 할 정도다.

여기에 기대주 이재곤과 김수완이 제 역할을 못해줬고, 마운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손민한과 최향남은 실종상태다. 손민한은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고, 최향남은 아직 피칭을 시작하지도 못했다.

양승호 감독은 "(고)원준이도 선발진에서 계속 부진하면 (분위기 전환을 위해) 계투로 다시 갈 수도 있는 문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좋지 않은 상황일 때는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를 팬들이 이해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안되는 상황을 끝까지 고집스럽게 유지하는 것은 자신의 스타일이 아님을 확언한 셈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양 감독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부임 첫해 프로 감독의 고충을 절감하고 있는 롯데의 사령탑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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