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삼성의 상대는 한화가 아니라 변덕스러운 날씨였다. 경기 초반 잇달아 쏟아진 비가 곧바로 그치는 코미디같은 상황에 크게 리드하던 삼성은 노게임을 염려하며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물론 다행스럽게 비는 잦아들었다.
삼성은 22일 대구구장서 열린 한화와의 홈경기서 선발 차우찬의 6이닝 4실점 피칭 속에 초반부터 대폭발한 공격력을 앞세워 6회말까지 매이닝 득점을 올려 19-5로 대승을 거뒀다.
특히 생일날을 맞은 박석민은 연타석포까지 쏘아올리는 등 무려 5안타를 기록하며 불붙은 삼성화력의 '종결자' 역할을 해냈다.
이로써 2위 삼성은 지난 19일 KIA전 후 3연승을 내달리면서 우천으로 경기가 없었던 1위 SK와의 승차를 한 게임 차로 좁혔다. 시즌 성적은 38승 26패 2무가 됐다. 반면 한화는 2연패와 동시에 역시 우천으로 경기가 없었던 두산에게 6위 자리를 내주고 7위로 한 계단 주저앉았다. 38패째(29승 1무)
초반부터 삼성의 방망이가 폭발하면서 한화의 경기의욕을 꺾었다. 삼성은 1회말 박석민의 좌월 선제 투런포와 모상기의 좌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로 단숨에 4-0으로 앞섰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삼성의 득점욕은 식을 기미가 없었다. 2회말 1사 2, 3루에서 박석민이 다시 우중간 스리런포로 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며 더 멀리 도망간 삼성은 3회말 손주인과 김상수의 1타점 적시타까지 보태면서 9점까지 내달렸다.
이후에도 삼성은 4회말 진갑용(2타점), 손주인(1타점)의 적시타가 잇달아 터졌고, 5회말에도 최형우(2타점), 조영훈(1타점), 손주인(1타점)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16점이라는 대량득점을 달성했다.
한화는 2회초 신경현의 희생플라이와 5회초 박노민의 중월솔로포 및 장성호의 좌익수 방면 2타점 적시타로 4점을 올렸지만, 삼성 화력의 대폭발 앞에 초라하기만 했다. 삼성은 6회말 또 박석민의 중전 1타점 적시타로 추가점을 올리면서 한화를 넉아웃시켰다.
한화는 7회초 1점을 보탰지만, 삼성이 8회말 강명구와 현재윤의 적시타로 또 2점을 더하면서 이마저도 의미를 잃었다. 일찌감치 기운 승부였고, 삼성은 편안하게 경기를 운용하면서 손쉽게 1승을 마무리지었다.
삼성의 압도적인 리드 속에 변덕스러운 우천으로 인해 양 측의 희비가 엇갈리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9-1로 앞선 4회말 삼성이 무사 만루를 만든 상황서 급작스럽게 큰 비가 쏟아진 것. 자칫 경기가 재개되지 못해 노게임 선언이 될까봐 류중일 감독은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한대화 감독은 반대의 상황을 기대했다. 하지만 비가 그치면서 삼성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5회말 삼성의 공격 때도 다시 우천중지가 됐지만, 이 때는 이미 지고 있는 원정팀의 5회초 공격이 끝난 터라 강우콜드승 요건이 돼 삼성은 편안하게 심판진의 재개콜을 기다릴 수 있었다.
연타석포를 터뜨린 박석민은 7회초 수비 때 교체될 때까지 무려 5안타를 폭발시키면서 생일을 자축했다. 5타수 5안타(2홈런) 6타점 4득점을 기록한 퍼펙트 활약이다. 멀티히트를 기록한 타자만 6명이었고, 삼성의 총 안타수는 장단 22개에 달했다. 올 시즌 최다 안타 및 최다 득점.
삼성 선발 차우찬은 6이닝 99구 6피안타(1홈런) 4볼넷 4실점으로 다소 불안했지만, 화력의 지원으로 여유롭게 피칭할 수 있었다. 시즌 6승째(2패) 수확. 후반을 책임진 문현정과 이우선도 여유로웠다.
한편, 한화 선발 장민제는 1이닝 42구 3피안타(1홈런) 3볼넷 6실점으로 조기강판 당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불펜진도 모조리 두들겨맞으면서 한화는 최악의 수모를 겪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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