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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난 지동원의 이적 이야기


[최용재기자] 지동원이 이렇게 빨리 전남 드래곤즈를 떠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 해 K리그에 막 데뷔했을 당시 만난 지동원은 소속팀 전남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품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남 유스팀 출신의 지동원은 전남 구단에 대한 고마움이 컸다. 자신을 지금까지 키워준 전남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의지도 강했다.

당시 지동원은 "전남은 정말 고마운 클럽이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팀이다. 전남에 입단했으니 전남을 위해 최선을 다해 무언가를 보여줄 것이다. 수도권팀들이 부럽지 않다. 나로 인해 전남이 수도권 못지않은 인기팀이 되면 된다. 내가 전남에서 무언가를 보여주기 전까지 전남을 떠날 일을 없을 것"이라며 전남에 대한 사랑을 전했다.

윤빛가람(경남)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신인왕은 놓쳤지만 지동원은 데뷔해에 8골4도움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K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이후 지동원은 한국 축구의 중심으로 향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1 아시안컵을 거치며 한국축구에는 지동원 열풍이 불었고 소녀팬들을 몰고 다니는 최고의 K리그 스타가 됐다.

스타가 됐지만 지동원의 마음은 무거웠다. 지동원이 스타가 된 것은 대표팀에서의 활약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전남에서는 보여준 것이 많지 않았다. 특히 2011시즌 들어서는 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초엔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도 못했다.

올 시즌 초 만난 지동원은 "내가 국가대표팀에서는 어느 정도 활약을 했지만 소속팀 전남에서는 한 것이 없다.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 빨리 팀에 복귀해 전남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전남에서도 무언가를 해낼 것이라 다짐했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후 지동원은 13경기 출전해 3골1도움 올렸다. 아직 전남에서 할 일이 더 많았다. 그런데 지동원은 떠나려고 마음먹었다. 전남의 관계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그 누구보다 전남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지동원이 팀을 떠난다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정해성 전남 감독이 전남 사령탑을 맡기로 결심한 결정적 이유가 지동원 때문이었다. 내년 런던올림픽 이후에는 전폭적인 지지를 해줄 생각이었다. 그런 지동원이 지금 당장 떠나겠다고 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에서의 러브콜. 지동원도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뛸 기회가 왔기에 거부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전남은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지동원의 바이아웃 금액을 너무 낮게 책정해두는 바람에 선덜랜드가 약 14억원밖에 안되는 이적료로 지동원을 데려가려 한 것이다. 유망주를 헐값에 내줘야만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전남은 비난의 중심에 서야만 했다.

지동원의 마음도 가볍지 않았다. 자신으로 인해 애정 깊은 소속팀 전남이 비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동원 역시 이적 협상이 길어지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전남과 선덜랜드의 협상 과정에 힘을 보탰다. 그냥 훌쩍 떠나게 된다면 전남은 무능한 클럽이 되고 지동원 역시 마음 편하게 잉글랜드로 향할 수 없었다. 지동원도 전남도 최선을 다했다.

다행스럽게 PSV아인트호벤 등 다른 클럽들이 지동원 영입에 가담해 그의 몸값은 올라갔고 A매치 가나전에서의 활약도 이적료를 올리는데 힘을 실어줬다. 결국 당초 선덜랜드가 제시한 이적료의 3배 가까운 38억원이라는 이적료가 책정됐다.

지동원이 자신을 키워준 전남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은 2가지다. K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으로 전남의 성적을 올리고 흥행을 돕는 일. 아니면 높은 이적료로 전남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만들어주고 해외 무대로 진출하는 일이다. 지동원은 두 가지 모두를 잃을 뻔했지만 마지막까지 노력한 끝에 두 번째 일을 어느 정도 이룰 수 있게 됐다. 선덜랜드는 약 38억원의 이적료를 전남에 건네며 지동원을 품에 안을 수 있게 됐다.

38억원의 이적료로 선덜랜드에 입단하게 된 지동원. 전남의 은혜에 대한 보답은 어느 정도 했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가치도 높일 수 있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동원의 이적은 결국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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