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장맛비의 영향으로 띄엄띄엄 경기가 열리는 이른바 '우천시리즈'를 통해 두산과 삼성은 웃고 있지만 SK와 LG는 울고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지난주부터 몰아닥친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경기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21일(화)부터 2일까지 프로야구 4경기가 모두 열린 날은 나흘에 불과하다. 전 경기가 취소된 것도 이틀이나 있었다.
8개 구단은 이런 악천후 속에 많게는 7경기(삼성, KIA, 롯데, 한화), 적게는 4경기(LG)만 치르며 순위싸움을 이어갔다. 우천 시리즈를 통해 각 구단이 받아든 성적표는 어땠는지 살펴보자.
◆'5연승' 두산, '5승 2패' 삼성···순위 싸움 탄력
두산 베어스는 장마가 시작된 지난주부터 단 한 번도 패한 경기가 없다. 띄엄띄엄 있는 경기 일정 속에 5연승을 내달렸다. 7위였던 순위도 5위까지 치고 올라왔고, 4위 LG와의 승차도 3.5경기로 좁혀 본격적인 4강 싸움에 뛰어들 태세다.
지난주 첫 경기 롯데전에서 6-3 승리를 따낸 두산은 하루 쉰 다음날도 9-5로 롯데를 꺾고 연승 가도에 올라섰다. 3일을 푹 쉰 뒤 넥센을 만나 6-5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탄 두산은 다시 이틀을 쉬고 4위 LG와 맞붙어 두 경기를 내리 따냈다. 니퍼트의 완봉으로 첫 경기를 6-0으로 손쉽게 승리한 뒤 다음날은 11회 연장 끝에 4-3으로 이겼다.
삼성도 같은 기간 5승 2패의 높은 승률을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섰다. 2일 현재 2위 KIA에 1.5경기 앞선 1위다. 이제는 서서히 선두 독주 체제를 갖춰 나갈 기세다.
삼성은 유독 우천으로 취소되는 경기가 없었다. 우천시리즈 기간 동안 딱 한 곳에서만 경기가 열린날이 2번 있었는데 그것이 모두 삼성의 경기였다.
한화를 대구 홈으로 불러들여 치른 지난주 주중 3연전을 스윕하며 분위기를 탄 삼성은 넥센에게 5-9로 덜미를 잡혀 주춤했다. 그러나 LG를 상대로 9회 4-3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뒤 롯데와 만나 1승 1패를 기록했다.
◆'1승 5패' SK, 3위로 '미끌'···LG-롯데는 '승패차 -3'
연승을 달리는 팀이 있다면 연패에 빠지는 팀도 있기 마련이다. 전자가 두산이라면 후자는 SK다.
SK는 6월 21일 KIA전에서 7-3 승리를 거둔 이후 5연패의 수렁에 빠져있다. 5연패는 올 시즌 SK의 최다 연패 기록이다. 순위도 어느새 3위까지 내려앉았다. '3위 SK', 뭔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공교롭게도 '에이스'인 김광현이 147개의 공으로 8이닝 8실점 패전투수가 되고 2군행을 통보받은 뒤부터 연패의 늪에 빠졌다. 하위권 팀인 한화(7위)와 넥센(8위)에게 2연패씩 당한 것이 더욱 뼈아프다.
4위 LG는 우천 시리즈를 통해서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더욱 가라앉는 모습이다. 잦은 우천 취소는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에게 작건 크건 도움이 될 것이라 예상됐다. 그러나 LG에게 도움이 된 것은 베스트 멤버가 아닌 상황에서 많은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는 것뿐이었다.
6월 21일 넥센을 상대로 7-3 승리를 거둔 뒤 일주일의 휴식을 취한 LG는 28일 삼성을 상대로 3-4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다시 이틀을 쉰 뒤 두산을 상대했지만 두 경기를 모두 내주고 말았다. 어느새 3연패.
너무 긴 휴식이 오히려 선수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선발 등판을 수 차례 거른 뒤 1일 두산전에 등판한 리즈는 2.2이닝 5실점, 올 시즌 최악의 피칭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2승 5패를 기록한 롯데 역시 6위로 순위가 하락하며 우천 휴식기를 통해 재미를 보지 못했다. 6월 21일부터 두산과 KIA에게 4연패를 당한 것이 컸다. 6월 30일 경기에서 고원준이 강우콜드 완봉승을 따내며 연패에서 벗어난 롯데는 이후 삼성과 1승 씩을 주고받았다.
◆KIA, 한화, 넥센은 대체로 선방
나머지 팀들은 크게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는 않았다. 4승 3패를 기록한 KIA와 3승 2패를 기록한 넥센이 패수보다 승수가 많았고, 한화(3승 4패)가 한 경기 손해본 정도다.
흥미로운 것은 한화와 넥센이 SK를 상대로 나란히 2연승을 거두며 상위권 순위 판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 특히 한화는 삼성에게 3연패를 당한 이후 SK를 연파하며 분위기를 반등시켜 4경기에서 3승 1패의 호조를 보이고 있다.
3일에도 전국에 비가 예보돼 있다. 아직도 한동안 이어질 우천시리즈가 각 팀들의 순위 싸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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