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유망주' 유원상과 양승진을 내주고 검증된 중견투수 김광수를 데려온 한화 이글스가 이번에도 트레이드로 재미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는 11일 LG에 유원상과 양승진을 묶어 보내고 김광수를 받아오는 2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즉시 전력감인 우완 불펜투수 김광수를 영입해 올 시즌 4강싸움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LG 역시 가능성 있는 투수 둘을 영입해 당장의 전력 보강과 미래의 준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당장 두 구단의 이해득실을 떠나 최근 몇 년간 한화의 트레이드 행보를 눈여겨 봐야할 필요가 있다. 한화는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구단이다. 효과가 당장 드러났던 트레이드도 있었고, 부상으로 인한 재활 등으로 시간이 지난 뒤에야 그 효과가 나타난 트레이드도 있었다.
◆2008년~2009년, 이여상-강동우
현재 팀에서 주전급 선수로 뛰고 있는 선수들 가운데 트레이드 케이스는 2008년 삼성에서 이여상을 데려온 것이 시작이었다. 김인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당시 내야수가 부족하던 한화는 2군 타격왕 출신의 이여상을 받아오며 포수난을 겪고 있던 삼성에 심광호를 보내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지난해까지 별다른 활약상을 보이지 못하던 이여상은 올 시즌 3루 공백을 충실히 메우며 한화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발전했다. 이여상의 올 시즌 성적은 75경기 출장 타율 2할5푼6리 3홈런 23타점이다. 도루도 12개를 기록하며 발야구로도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2008 시즌을 마치고 KIA에 신종길을 내주고 데려온 강동우는 한화의 톱타자로 맹활약하고 있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시즌이던 2009년, 타율 3할2리 153안타(5위) 88득점(7위)을 기록하며 단숨에 한화의 톱타자 고민을 해소시켰다. 지난해 컨디션 난조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지만 올 시즌 다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강동우는 타율 2할6푼4리 10홈런 32타점을 기록 중이다. 10홈런은 데뷔 이후 개인 최다 기록이고, 32타점은 팀내 최진행(49타점)과 이대수(33타점)에 이은 3위의 성적이다. 톱타자로 나서면서도 찬스에서는 해결사의 면모를 보이는 강동우는 올 시즌 한화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해내고 있다.
◆2009년~2010년, 이대수-마일영-장성호
2009 시즌을 마치고 영입한 이대수는 '야왕' 한대화 감독의 첫 트레이드 작품이다. 김민재의 은퇴 이후 마땅한 유격수 자원이 없자 두산에 조규수-김창훈을 내주고 데려왔다. 넘치는 내야 자원에 투수를 원했던 두산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가능했던 트레이드다.
이대수는 지난해부터 한화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범호가 빠지며 3루수 공백이 생긴 상황에서 그나마 유격수 이대수가 있음으로 인해 한화 내야진은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지난해 공격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던 이대수는 올 시즌 타율 2할5푼3리 6홈런 33타점을 기록하며 매서워진 공격력도 자랑하고 있다.
2010년 개막 직전 넥센에 '사이드암' 마정길을 내주고 데려온 좌완 마일영은 지난해 최악의 한 시즌을 보냈다. 43.2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고 평균자책점은 7.01이나 됐다. 허리 부상에 따른 구위 저하 때문이었다.
하지만 허리 수술을 하고 맞은 올 시즌,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점점 예전의 구위를 회복하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5.40의 평균자책점에 2승 2패 7홀드로 평범하지만, 6월 이후부터 따지면 14이닝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0.64에 불과하다. 박정진과 함께 한화의 핵심 좌완 불펜 요원이라 할 수 있다.
한화의 가장 최근 트레이드는 장성호와 안영명이 핵심이 돼 이뤄졌던 KIA와의 3-3 트레이드다. 지난 시즌 도중 시행된 이 트레이드는 한화가 장성호와 김경언, 이동현을 받아오는 대신 안영명과 김다원, 박성호를 내줬다. 안영명은 일본에서 KIA에 입단한 이범호의 FA 보상선수로 올해 다시 한화로 돌아오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장성호 역시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수술 후 재활을 거쳐 복귀한 올 시즌에는 타율 2할8푼9리 6홈런 26타점을 기록하며 한화 중심타선을 이끌고 있다. 한화는 장성호가 본격적으로 팀에 합류한 5월부터 상승세를 타며 '장성호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처럼 최근 몇 년간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선수들은 대부분 한화의 핵심전력으로 자리잡았다. 이번에 영입한 김광수 역시 그렇게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광수의 구위가 나쁘지 않다는 것은 LG 박종훈 감독이나 한화 한대화 감독이나 모두 잘 알고 있다. 다만 제구가 불안해 공이 가운데로 몰리다보니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당한다. 이는 심적 부담이 큰 마무리 역할을 맡으면서 나타난 증상이라 볼 수 있다.
한화에서는 김광수를 중간계투로 활용할 계획이다. 마무리보다 부담이 덜해 충분히 자기 구위를 살릴 수 있다. 김광수까지 한화에서 더 나은 기량을 보여준다면 한화는 최근 트레이드 성공사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된다. 선수에게도 구단에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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