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 '6·17 설욕' 임찬규, "복수보다 페이스 유지에 신경"

[정명의기자] "복수라기보다는 지금의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는데 신경 쓰고 싶다."

LG 트윈스의 '고졸 루키' 임찬규가 2경기 연속 세이브에 성공했다.

임찬규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팀이 2-0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삼진을 2개나 곁들이는 완벽한 구위였다.

임찬규의 이날 세이브가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지난 6월 17일의 악몽을 씻어냈기 때문이다. 임찬규는 지난 6월 17일 역시 잠실구장에서 SK를 상대로 9회초 등판했다. 팀이 4-1로 앞선 상황에서의 여유 있는 등판이었지만 임찬규는 볼넷을 무려 5개나 남발하며 팀의 4-6 대역전패에 원인을 제공했다.

하지만 한 달이 훌쩍 지난 이날은 전혀 다른 피칭으로 팀 승리를 지켰다. 임찬규는 "경기 전 선배님들이 아마와 프로가 다른 점은 프로는 설욕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는 것이라고 말해주셨다"며 "하지만 나는 복수라기보다는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는데 집중하고 싶다"고 의젓한 자세를 보였다.

임찬규는 "그동안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승리나 세이브에 욕심을 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1군에 계속 머무는 것이 목표였는데 초심을 잃었다"며 "이제부터는 초심을 잃지 말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앞으로의 당찬 각오를 던졌다.

임찬규는 "볼넷을 안 준 것이 가장 기쁘다"고 말하고는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마지막 타자 정상호를 상대로 10구까지 가는 실랑이 끝에 삼진으로 처리하며 멋지게 마무리를 해낸 임찬규. LG의 '당찬 신인'이 다시 제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