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팀이 연패에 빠져있던 지난 6월, 김성근 SK 감독은 모자챙에 새 글귀를 적어 넣었다. '두고보자. 쓰러뜨려 보이겠다.' 일본어로 적힌 이 문구를 보면서 하루에도 수 차례 마음을 다잡은 김 감독이다.
만년 우승후보로 꼽히던 SK가 주춤하고 있다. 잇딴 연패에 이어 영봉패, 역전패도 속출한다.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다.
김성근 감독은 19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오늘은 '예비 한국시리즈'라고 안 하냐"면서 SK와 삼성의 이번 맞대결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SK와 상위팀이 맞붙으면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라고 하던데...이제 SK는 제쳐두는 것이냐"면서 SK에 대해 떨어지고 있는 관심도에 내심 서운한 마음을 내비쳤다.
공교롭게도 지난 주말 KIA-삼성의 3연전 때는 팬들과 언론에서 이와 같은 주제로 집중적인 관심을 보인 바 있다. 김 감독은 "이제 SK가 한국시리즈에 못 올라갈 것으로 생각하나보다"면서 "SK와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을지 누가 아느냐"고 큰소리를 쳤다.
김 감독은 "이번 삼성과의 3연전을 다 잡으면 그 땐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고 물은 뒤 혼잣말로 "3경기 다 잡아야지"하고 되뇌기도 했다. 순위 반등이 무엇보다 시급한 김성근 감독의 바람과 결의가 느껴지는 말이었다.
김 감독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은 계속됐다. 모자챙 안쪽에 적힌 글귀에 대해 묻자 김 감독은 "지난 6월에 적은 것이다"면서 모자를 한쪽으로 감췄다. 챙 안에는 일본어로 '두고보자. 쓰러뜨려 보이겠다'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의 이런 자신감, 그리고 결연한 의지와는 반대로 이날 SK는 삼성전에서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3으로 쓰라린 역전패를 당했다.
SK의 최근 하락세가 익숙하지 않기는 감독과 선수 모두 마찬가지다. 이제 김 감독은 '두고보자'는 긍정 에너지로 선수단을 독려할 참이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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