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올스타전까지 모두 끝나고 이제 프로야구 8개 구단은 후반기에 돌입한다. 각 팀은 저마다의 사정 속에서 승수를 조금이라도 더 올리기 위해 후반기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1승의 무게감이 커진 것은 1위팀이나 최하위팀이나 마찬가지다.
6위 두산 역시 마지막 도약을 위해 숨을 고르고 있다. 전반기를 34승 41패 2무로 마감한 두산은 4위 LG와 3.5게임차, 5위 롯데와 2게임차로 뒤져있다. 7위 한화와는 2게임차. 결국 두산은 4강 입성을 위해 LG와 롯데를 추격하는 것은 물론 한화를 뿌리치고 뛰어올라야 한다.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김광수 감독대행은 "선수들이 부담스러워할까봐 말을 안할 뿐이지 우리의 목표는 다들 알고 있지 않느냐"고 4강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고, 이는 선수단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후반기 분투한다면, 역전 4강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도 아니다. 어찌됐건 두산은 이제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할 후반기를 맞았고, 26일부터 매일밤 진검승부에 들어간다.
그런데 후반기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 바로 팀 홈런수의 급감이다.
두산은 시즌 초 선발 마운드가 붕괴돼 재편성했고, 임태훈과 정재훈마저 1군에서 이탈했다. 튼실한 허리였던 고창성 역시 부진으로 인해 지난 24일 2군행. 후반 복귀를 노렸던 이재우도 올 시즌에는 보기 힘들 전망이다. 선발뿐만 아니라 불펜진도 이대신 잇몸으로 메워내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아쉬운 것은 화력의 무게감이다. 두산은 지난 시즌까지 최근 수 년간 매번 마운드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올 시즌은 이혜천까지 복귀시키며 보강에 나섰지만, 또 다시 고질적인 문제로 허덕이고 있다. 그래도 두산은 이런 부분을 화력의 힘을 앞세워 커버하며 어떻게든 버텨왔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신인왕에 오른 양의지까지 합세하면서 토종 20홈런 5명을 배출, 막강한 파워를 과시했다. 발야구가 아니라 '한 방 야구'의 파괴력을 선보이면서 롯데와 함께 리그 정상급 화력으로 상대 투수들을 괴롭혔다.
클린업트리오 김현수(24홈런)-김동주(20홈런)-최준석(22홈런)을 비롯해 이성열(24홈런)과 양의지(20홈런)까지, 두산은 그야말로 홈런타자들이 즐비한 타선을 꾸리면서 포효한 셈이다. 이에 따라 김경문 전 감독은 시즌 전 한 방 야구에 발야구까지 더한 토털야구를 선언하면서 우승을 정조준했다. 김재환과 윤석민의 가세는 타선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듯했다
그런데 정작 후반기를 앞둔 현 시점에서 두산 타선은 리그 평균 수준도 못해내고 있다. 지난해 홈런타자들의 장타력이 크게 줄었다. 김현수는 7홈런, 김동주는 10홈런, 최준석은 11홈런을 기록 중이고, 이성열과 양의지는 각각 5홈런과 2홈런에 그치고 있다. 시즌 중반도 아니고 후반에 돌입하는 8월을 앞두고 홈런페이스가 너무 더디고 초라하다. 그 결과 팀홈런수도 53개로 SK(49개)와 넥센(42개)에게만 겨우 앞서 있다.
홈런은 한 방으로 경기 분위기를 단번에 바꿔놓을 수 있다. 지난해 두산은 연이은 홈런포로 상대 경기 의욕에 찬물을 끼얹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
지난 시즌 두산의 자랑이었던 20홈런 토종타자 5명. 후반기 이들의 폭발은 두산의 역전 4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이다. 또 답답한 팬들의 속도 시원스럽게 뚫어줘야 한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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