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화기자] 그룹 타아라의 멤버로 무대에 선 모습이나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심하고 순한 모습을 보던 것과 실제로 만난 효민은 달랐다. 인터뷰 내내 질문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걸맞는 대답을 내놨으며 게다가 달변이었다. 영특하고 똑똑한 아이돌. 효민의 인상은 그렇다. 아이돌 걸그룹의 멤버나 예능 프로그의 패널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좀 더 발전할만한 가능성과 재능이 엿보였다.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한 것 외에 본격적인 연기 데뷔작이자 첫 스크린 도전작인 '기생령'에서 효민은 언니(한은정 분)의 사랑에 집착하는 고3 여학생 '유린' 역을 맡았다. 소속사인 코어콘텐츠미디어가 매년 선보이는 호러물이기도 한 '기생령'에서 효민은 주조연을 맡아 적지 않은 분량을 출연한다.
앞서 지연과 은정이 '고사' 시리즈를 통해 영화에 데뷔한 것처럼 효민은 자신의 차례를 영리하게 잡아 쥐었다. 당초 카메오 정도의 작은 분량이었던 '유린' 역은 효민의 욕심과 적극성 덕에 주조연으로까지 비중이 커졌다. 영화 데뷔작의 홍보 차 인터뷰를 위해 만난 효민은 과로로 인해 병원 신세를 진 직후였다. 건강 상태를 염려하는 말에 그는 "지금은 아주 좋다. 요사이 챙겨먹는 건강식품이 많아졌다"며 밝게 웃었다.
인터뷰 전날 티아라 컴백 이후 처음으로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기도 한 효민은 "사실 1등을 너무 하고 싶었다. 예전에는 몰라서 욕심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1위를 하고 싶은 마음 컸다. 집에 와서 생각하니 너무 기쁘더라"고 소감을 말했다.
"영화 시나리오는 멤버 모두가 다 돌려봤어요. 사장님이 여고생 역할이 있는데 해보겠느냐, 역할이 작지만 욕심을 갖고 해보라고 하셨어요. 일단 관객의 입장이 돼서 시나리오를 꼼꼼히 읽었죠. 처음 감독님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저런 의견을 내놨는데, 아마 '당돌하다'고 생각하셨을거에요(웃음)."
적극적인 의견 개진 덕에 시나리오는 대폭 수정됐고 효민의 역할도 커졌다. 부모 없이 결혼한 언니와 함께 사는 모범생 역할로, 감수성 예민한 캐릭터가 완성됐다.
"감독님과 상의할 때 마음에 담고 갈 바에야 다 털어버리자는 마음이었어요. 아이돌로서 갇혀있는 느낌, 실수도 용납 안 되는 그런 제약은 생각하지 말고 나를 버려보자는 마음이었죠. 덕분에 양윤호 감독님이 좋게 보셨는지 배역도 커졌어요."
첫 영화이자 첫 공포물 출연에서 효민은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고 한다. 피 분장도 너무 신기하고 한은정 등 선배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도 마냥 즐겁기만 했다고.
"다른 멤버들이 공포영화에 출연하는 것을 보며 내심 부러웠어요. 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컸고요. 흥행은, 다른 멤버보다는 좀 잘 되고 싶어요. 잘 해야지 이런 건 아닌데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순서였고 기회를 놓치도 싶지 않았거든요. 지금 영화 홍보, 드라마 준비, 티아라 활동이 모두 맞물려서 힘들기는 하지만 다 잘해내고 싶고 투정 부리고 싶지는 않아요."
영화 '기생령'에 이어 효민은 드라마 '계백'에 주연으로 캐스팅돼 사극 대본 연습이 한창이다. 선머슴처럼 엉뚱하고 발랄한 캐릭터라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실제로도 밝고 명랑한 성격인 효민은 예능 프로그램 탓에 자신이 소심한 사람처럼 비춰졌다며 "사람들이 그런 모습에 재미있어 하니 점점 그렇게 변해갔다. 하지만 날 너무 잃어가는 것 같아서 좋지만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돌 가수가 연기를 할때 여전히 선입견이 있는 것 같아요. 높은 벽은 무너진 것 같은데, 선입견은 아직도 그대로인 것 같아요. 그래서 연기를 할때는 티아라의 효민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예민하고 신경질 내는 모습을 보면 ‘쟤가 효민이 맞아’라고 하실 분들도 많겠지만, 그게 오히려 다행이에요. 저런 면이 있었냐는 말을 들으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아요."
연기력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겠지만 효민은 "새로운 발견이라는 점에 중점을 둬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애교어린 당부를 전했다. 티아라의 효민이 아닌 신인배우로 봐달라며 "잘했다는 말은 바라지 않지만, 앞으로 점점 나아질 거라는 것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다음에는 더 나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에 연기를 하면서 제 단점이나 습관에 대해서 많이 깨달았고, 앞으로는 고쳐 나갈 거에요. 엄정화 선배처럼 가수일 때는 가수의 모습에 충실하고 연기할 때는 100% 배우가 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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