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우천으로 쉬었는데 앉아서 단독 4위가 됐다. 절정의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롯데는 이제 후반기 현 위치를 지키는 일만 남았다.
3일 경기서 공동 4위였던 LG가 문학에서 SK에게 치명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4-3으로 리드하던 9회말 이호준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얻어맞으면서 무너진 것. 특히 8회말 2사 2, 3루 위기서 등판한 '화제의 송신영'이 이 위기는 잘 넘겼으나 9회말 이호준에게 일격을 얻어맞아 패해 기세 차원에서 LG의 후유증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LG는 2일 경기서 송신영의 멋진 세이브로 승리를 따내 안정감을 찾는 듯했지만. 이튿날 곧바로 블론세이브와 함께 역전패해 속이 쓰라릴 대로 쓰리다. LG팬들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어쨌든 승패는 갈렸고, LG는 울었고 롯데는 웃었다. 우천으로 인해 대전 한화전이 취소된 가운데 LG의 패배로 롯데는 반게임 승차로 앞서며 단독 4위로 올라섰다. 개막 후 줄곧 중하위원에서 머물던 롯데가 드디어 4강 한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롯데는 파죽의 5연승 행진을 기록 중이다. 시즌 들어와 최다연승. 지난달 28일 SK전 승리 후 두산과의 주말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고, 8월 첫 경기인 2일 한화전마저 승리했다. 선발투수의 호투릴레이와 방화를 잊은 불펜의 총력투구, 여기에 하위타선의 폭발까지 겹쳐지면서 롯데는 분위기를 제대로 탔다.
7월1일 당시 6위였던 롯데는 4위 LG와 6게임이나 차이가 났다. 하지만 7월 한 달간 13승 6패를 거둬들인 끝에 31일 경기 후 LG와 공동 4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8월3일 LG의 패배로 추격자에서 도망자로 입장이 바뀌었다. 승차 6게임을 34일만에 뒤집어냈다.
물론 LG가 7월 6승 11패로 부진했고, 8월 들어 또 1승 1패를 나눠가진 것이 롯데 기적의 부가적인 요소였다.
요즘 들어 양승호 감독은 여유를 되찾았다. 4월과 6월 극심한 징검다리 부진 속에 '비상체제'를 선언하며 별의별 수를 다 써봤던 양 감독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갔지만, 7월 이후 얼굴에 웃음을 되찾았다. "LG를 잡아내야 한다"던 목표가 "우리 페이스를 유지하자"로 바뀌었다. 자신감이 붙은 셈이다.
롯데는 4일 대전 한화전을 치른 후 사직으로 이동해 선두 삼성과 주말 3연전을 펼친다. 삼성과의 일전이 8월 기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롯데의 대역전극이 해피엔딩이 될지, LG가 다시 치고 올라서면서 진흙탕 싸움이 계속될지 미지수지만, 현 기세라면 롯데 쪽으로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상승세를 이어가면 4게임 차로 앞서있는 3위 SK도 정조준 해볼 만하다. 롯데팬들이 낙관하기 힘들었던 행복한 현실이 다가오고 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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