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날씨로 한국 축구 유럽파들의 현재 상황을 표현한다면 '어린왕자' 구자철(23, VfL볼프스부르크)은 '구름 많음'이다. 비가 내리느냐 구름이 걷히고 해가 나느냐는 전적으로 구자철에게 달렸다는 뜻이다.
구자철은 지난 1월 아시안컵이 끝난 뒤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독일 분데스리가의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했다. 지난 3년 간 소속팀 경기는 물론 각급 대표팀에서 각종 대회에 출전해 지친 상태에서 시즌 도중 이적한 그는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지난 시즌 10경기에 출전해 1도움을 기록한 구자철은 '나쁘지 않았다'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팀 사정도 녹록지 않아 볼프스부르크는 마지막 경기에서야 겨우 강등권 탙출에 성공하는 등 2009 시즌 우승팀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을 달렸다.
시즌 종료 뒤 볼프스부르크는 2009년 우승을 이끈 펠릭스 마가트 감독이 다시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그는 당시 우승 멤버 중심으로 팀을 개편하면서 4-3-1-2 전형을 기본으로 하면서 구자철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시험했다.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비야레알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던 구자철은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였지만 앞으로 하산 살리하미지치(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크리스티안 트라슈(독일) 등 포지션 경쟁자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더군다나 중앙에서 콤비를 이뤘던 하세베 마코토를 마가트 감독이 공격적으로 중용해 구자철은 시즌 초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는 것이 중요해졌다. 아시안컵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5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랐던 실력을 이제 본격적으로 발휘해야 한다.
기회는 충분하다. 감독과 불화를 일으켰던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 디에구가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볼프스부르크는 지난달 30일 구자철이 결장한 가운데 DFB 포칼 1라운드에서 4부 리그팀 라이프치히에 2-3으로 패했다. 공격력을 좀더 끌어올려야 함이 드러난 경기 결과였다. 구자철로선 장기인 패스와 벼락 슈팅으로 중앙의 마법을 보여주며 스스로의 가치를 어필하는 것이 급선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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