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선수단도 동요하고 있다. 김성근 SK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이후 선수단에서도 팀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SK는 17일 문학 삼성전에서 0-9로 패했다. 올 시즌 가장 큰 점수차로 완패한 경기였다. 선발 글로버는 최악의 피칭으로 2.1이닝만에 8실점(8자책)을 기록, 조기 강판했고 타선은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하면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SK의 모 선수는 "의욕이 없었다"고 경기 당시 선수단의 분위기를 전했다.
김성근 감독은 17일 경기를 앞두고 자진 사퇴를 표명했다. 경기 시작을 약 1시간 앞두고 터뜨린 폭탄 발언이었다. 이후 경기 시작 직전 이홍범 수석코치가 선수단을 소집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경기를 준비하던 선수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더구나 상대는 선두 삼성. 필승 의지를 다져도 모자랄 시점에 감독의 사퇴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선수들의 복잡한 심정은 경기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0-9 대패. 삼성이 4회초까지 총 9득점을 쓸어담는 동안 SK가 때린 안타는 단 3개 뿐이었다. 모 선수는 "도저히 경기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이기고자 하는 의욕이 없었다. 선수단 모두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 동안 선수단 내부에서 김 감독의 고된 훈련에 간혹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자신들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모를 리 없었다. 거듭 "정말 감독님이 사퇴하는 것이 맞느냐"고 되물은 이 선수는 "그 동안 감독님이 팀을 위해 애쓰신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죄송하고 안쓰럽다. 번복될 가능성은 없는 것이냐"면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한 선수의 목소리가 아닌, SK 선수단 전체의 마음이었다.
"경기 도중 덕아웃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다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모두 감독님의 사퇴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며 선수단 분위기를 전한 모 선수는 "감독님이 없는 SK는 상상할 수 없다. 감독님이 떠난다면 SK 전력의 80%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구단이 정말 미래를 생각하고 있다면 감독님을 어떻게 해서든 잡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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