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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호, 측면 공수 균형잡기 숙제 떨어졌다


[이성필기자] 중동의 무더위에 감을 잃어버린 것일까. 조광래호의 수비라인은 우직하지 못한 흔들바위와 같았다.

조광래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7일 새벽(한국시간) 쿠웨이트시티 프랜드십 앤 피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40도를 넘는 무더위와도 싸우느라 한국은 원하던 승리를 얻지 못했지만 승점 1점이라도 확보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오는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레바논과 두 차례 원정에 대한 면역력은 충분히 키운 셈이다.

그러나 골키퍼 정성룡(수원 삼성)의 화려한 선방쇼가 아니었다면 자칫 대량실점을 할 수 있었을 정도로 조광래호의 플랫4는 흔들렸다. 정성룡은 이날 전반 11분 알 무트와와의 일대일 위기를 극복하는 등 수 차례 선방을 하며 제 몫을 확실히 했다.

또, 중앙에서 이정수(알사드)의 노련한 조율에 홍정호(제주 유나이티드)가 승부조작 파문을 딛고 복귀해 어느 정도 안정을 찾는 듯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문제는 좌우 풀백이었다. 차두리(셀틱)-홍철(성남 일화)로 구성된 풀백은 상대적으로 느림보라 할 수 있는 레바논 선수들을 상대로는 위력을 발휘했지만 수비적으로 나선 쿠웨이트전에서는 공간을 허용하는 약점을 드러냈다. 쿠웨이트가 3~4명의 공격수로 역습을 나설 때 대응법이 상당히 취약했다는 뜻이다.

특히 전반 17분 오른쪽 풀백 차두리가 부상당하면서 교체투입된 김재성(포항 스틸러스)은 포지션 적응에 애를 먹는 듯 경직된 플레이로 불안함을 노출했다. 소속팀에서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기에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쿠웨이트는 집요하게 좌우 측면의 뒷공간을 이용한 역습을 시도했다. 뻔한 루트였지만 더위에 체력을 소진했는지 이들은 자주 돌파를 허용했고 결국, 후반 8분 실점했다. 알무트와가 중앙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침투패스를 연결해 파하드의 발에 연결되는 순간, 그 자리를 지켜야 할 홍철은 보이지 않았다.

물론 홍철의 잘못보다는 중앙에서 볼 컨트롤을 제대로 하지 못하며 수없이 위기를 허용하는 등 전체적인 집중력 저하를 보인 것이 실점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은 무더위에 지쳐 후반 30분 이후 경기 진행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아쉽게도 수비력이 떨어지는 약점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이후 지속적으로 위기를 허용했다. 최종예선을 바라보고 있는 조광래호가 반드시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동시에 포지션 경쟁자들의 기량 차이를 줄이는 숙제까지 추가로 떠안았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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