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미리 보는 FA컵 결승전의 승자는 수원 삼성이었다.
수원은 10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24라운드 성남 일화와의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5경기 무패행진(4승1무)을 달린 수원은 승점 39점을 획득하며 4위를 유지했다. 3위 FC서울(42점)에 승점 3점차로 접근했다.
양 팀은 오는 10월 15일 FA컵 결승전에서 2년 연속 만난다. 기선제압을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기에 경기는 창과 창이 부딪히는 열전이 불가피했다. 성남 신태용 감독은 "만약 패한다면 FA컵에 전력을 다할 것이다"라며 전의를 다지기도 했다.
수원은 A대표팀에 차출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 쿠웨이트전을 치르고 돌아온지 이틀밖에 되지 않은 골키퍼 정성룡을 비롯해 이용래, 염기훈, 박현범 등을 총출동시켰다. 성남은 부상에서 회복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라돈치치를 대기 명단에 넣는 등 수싸움을 벌였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라이벌답게 빠른 속도를 앞세운 경기가 이어졌다. 전반 4분 박현범이 수비 머리 위로 연결한 볼을 염기훈이 헤딩 슈팅하며 포문을 열었다. 감을 잡은 수원은 14분 마케도니아 대표팀의 차출 요구에도 수원 적응을 위해 대표선수를 사양했던 스테보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정성룡의 골킥을 염기훈이 미드필드 왼쪽에서 페널티지역 안쪽으로 머리를 틀어 연결했고, 스테보가 수비와 몸싸움을 이겨내고 오른발로 골을 넣었다.
성남도 기회가 있었다. 15분 공격수 조동건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볼을 잡는 과정에서 오범석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그러나 이삼호 주심은 오범석이 볼을 먼저 건드렸다며 페널티킥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중계화면에는 발을 먼저 건드리고 볼에 맞는 것처럼 보였고 성남 벤치에서는 격렬한 항의가 이어졌다.
흥분한 성남을 두고 수원의 추가골이 터졌다. 24분 스테보가 수비 사이로 전진 패스한 볼을 박현범이 엔드라인에서 낮게 패스했고 염기훈이 왼발로 방향을 바꿔 골을 넣으며 2-0으로 도망갔다.
경기가 안풀리자 고민을 거듭하던 신태용 감독은 30분 초강수를 썼다. 에벨찡요를 빼고 라돈치치를 투입했다. 후반에 내세우려던 계획을 앞당겼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라돈치치는 39분 홍철의 프리킥을 헤딩 슈팅했지만 크로스바 위로 벗어나며 골 기회를 놓쳤다.
후반, 힘이 좋은 라돈치치 효과는 세트피스에서 발휘됐다. 3분 왼쪽 측면에서 홍철이 시도한 프리킥이 사샤의 머리에 맞고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가며 2-1이 됐다. 라돈치치에 시선을 뺏긴 수원 수비의 실수였다.
이후 라돈치치는 두 차례나 슈팅을 시도하며 수원 수비의 힘을 뺐다. 이런 전략은 힘을 발휘한 것인지, 24분 수원 수비수 신세계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헌납했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조동건의 킥이 정성룡의 선방에 막히며 성남은 아쉽게 동점 기회를 날렸다.
위기에서 벗어난 수원이었지만 체력은 점점 고갈됐다. 이를 놓치지 않은 신태용 감독은 후반 34분 이창훈, 38분 송호영 등 스피드가 뛰어난 이들을 투입해 체력전으로 맞섰다.
밀리는 듯했던 수원은 39분 오장은의 한 방으로 경기를 끝냈다. 왼쪽 엔드라인을 파고든 홍순학이 가로지르기를 했고 수비수 뒤에서 빠져들어온 오장은이 헤딩으로 승리를 확인하는 골을 넣었다. 게다가 성남의 홍철은 41분 박종진에게 팔꿈치로 가격했다는 판정을 받으며 퇴장당했다.
이후 분위기는 완전히 수원으로 넘어갔고, 신태용 감독은 판정에 항의하며 선수대기실로 들어가버렸다. 추가시간 성남의 사샤가 펠레스코어를 만드는 추격골을 터뜨렸지만 너무 늦었고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한편, 꼴찌 강원FC는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와 홈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감격스러운 정규리그 2승째를 챙겼다. 신임 남종현 사장의 데뷔전이기도 했던 이날 경기에서 강원 선수들은 비를 맞으며 거세게 상주를 몰아붙였고 지난 6월 11일 부산아이파크와 13라운드 1-0 승리 이후 석 달 만에 승리를 맛봤다.
강원은 전반 1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이상돈이 시도한 프리킥을 서동현이 헤딩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반의 골을 잘 지킨 강원은 후반 36분 정경호가 미드필드 정면에서 연결한 패스를 정성민이 수비수를 따돌리고 추가골로 연결하며 승리를 확인했다.
경기 뒤 남종현 사장은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려 기쁨의 포효를 했다. 남 사장은 뜨거운 눈물을 흘린 김상호 감독을 안아주며 그간의 마음 고생을 격려했다. 선수단과는 만세 삼창으로 함께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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