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어느새 5위 자리를 놓고 3파전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LG 트윈스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두산과 한화가 힘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LG는 10일 대구 삼성전에서 4-5로 패했다. 9회초 '끝판대장' 오승환을 상대로 한 점을 따라붙었지만 끝내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날 3, 4위 SK와 KIA가 모두 패해 승차를 좁힐 수 있는 기회였지만 살려내지 못하고 5.5경기의 승차를 유지하게 됐다.
이제 LG에게 남은 경기는 19경기. LG가 연승을 달리고 경쟁팀들이 연패에 빠진다면 뒤집기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만 최근 LG의 경기력을 보면 쉽지 않은 이야기다. 연승은 커녕 당장 1승을 거두는 것이 버거워 보이는 것이 요즘의 LG다.
LG의 9월 성적은 2승6패. 그 사이 당연히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던 5위 자리도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됐다. 6위 두산과 7위 한화가 상승세를 타면서 맹추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10일 현재 LG는 6위 두산에 불과 1경기 차, 7위 한화와도 3경기 차 밖에 나지 않는다.
두산의 기세가 특히 무섭다. 두산은 9월 들어 5연승을 포함해 7승1패의 무서운 승률을 올리고 있다. LG와의 3연전에서도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며 승차를 대폭 줄였다. 두산은 LG와 5번의 맞대결을 남겨놓고 있어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집어질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한화도 무시할 수 없다. 9월 성적 6승2패로 두산의 상승세에 못지 않은 기세다. 무엇보다 부상으로 빠져있던 '괴물투수' 류현진과 양훈이 선발진에 복귀하면서 팀 전력이 급격히 강해졌다. 순위만 7위일 뿐이지 어느 팀도 두렵지 않은 것이 최근 한화의 분위기다.
졸지에 LG는 처량한 신세가 되고 말았다. 잡으려 하는 포스트시즌 티켓은 점점 손에서 멀어져가고, 5위 자리를 지켜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따라잡아야 할 상대인 SK, KIA의 페이스도 좋지 않아 LG에게 승차를 좁힐 수 있는 기회가 꾸준히 오고 있지만 정작 LG가 승리를 따내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 아직 산술적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두산과 한화도 포스트시즌 진출은 거의 물건너간 상황이지만 5위 자리에 대한 욕심은 있을 수 밖에 없다. 두산은 '잠실 라이벌'인 LG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하는 것이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다. 또한 두 팀 중 상위 팀에게 주어지는 2년 뒤 잠실 홈 개막전을 치를 수 있는 권리도 얻을 수 있다.
리빌딩 과정에 있는 한화 역시 5위로 시즌을 마친다면 내년 시즌 선수들이 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또한 한대화 감독에게도 명분이 생긴다. 지난해 한화에 부임해 팀 재건을 목표로 내세운 상황. 지난해 최하위에 이어 올 시즌 5위로 순위를 끌어올린 뒤 내년 시즌에는 4강에 도전하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시즌 내내 주목받지 못하고 있던 5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3파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LG가 상승세의 두산, 한화의 추격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LG의 4위 추격에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 5위 싸움이 재미있는 국면을 맞게 됐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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