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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호 감독이 꼽은 후반기 일등공신


[권기범기자] 후반기 들어 롯데는 놀라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2위 자리를 놓고 SK와 플레이오프 직행을 겨루고 있는 것이다. 그 누구도 예상 못했던 일이다. 개막 후 6월까지 극과극 행보를 보이며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7월 이후 선발 및 불펜 안정화와 화력의 뒷받침으로 인해 승승장구했다.

그렇다면 롯데의 폭풍의 여름을 견인한 일등공신은 누굴까. 양승호 감독은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투타에서 한 명씩 꼽았다. 그 주인공은 바로 김사율과 홍성흔이다.

홍성흔은 올 시즌 조성환의 뒤를 이어 롯데의 주장을 맡았다. 시즌 개막 전 그의 목표는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개인타이틀을 차지하는 것. 하지만 양승호 감독의 공격력 극대화를 위한 '한 수'였던 홍성흔의 좌익수 수비 투입이 독이 돼 돌아왔고, 홍성흔은 시즌 초반 좀처럼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당시 홍성흔은 "공이 이렇게 작아보일 수가 없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하지만 이후 양승호 감독이 자신의 실착을 인정하면서 홍성흔이 지명타자로만 출장한 뒤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고, 중반 이후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4~5월 타율은 2할7푼4리에 머물렀지만, 6~8월 석 달간은 무려 3할4푼7리나 됐다. 특히 롯데가 상승세의 정점을 찍은 8월 타율은 3할7푼6리에 이른다. 양승호 감독이 박수를 보낼 만한 수치다.

다만 9월 들어 타격감이 수그러들어 2할2푼6리에 머물러있고, 병살타가 20개나 돼 아쉬움이 있지만, 그의 존재가 롯데 상승세를 더욱 빛나게 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마운드에서도 빛나는 존재가 있었다. 마무리 역할을 수행한 김사율이다. 그 역시 시즌 초만 하더라도 양승호 감독의 속을 썩이는 존재였다. "7점차 이상은 돼야 안심이 된다"고 지적한 불펜진의 중심으로서 책임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그랬던 김사율이 7월 들어 달라졌다. 7월2일 삼성전을 시작으로 강력한 클로저로 탈바꿈했고, 28일 SK전부터 8월18일 KIA전까지는 8연속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록상으로도 확연하다. 4월~6월 석 달간 단 3세이브(평균자책점 5.17)에 그쳤던 김사율은 7~8월 두달 동안 무려 11세이브(평균자책점 0.95)를 거둬들였다. 임경완, 강영식과 함께 힘을 낸 김사율은 허약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던 롯데 불펜의 환골탈태를 견인했다.

9월 들어 잠깐 주춤하긴 하지만 김사율은 여전히 롯데의 뒷문을 책임지면서 기세를 유지하고 있다.

양승호 감독은 "다들 잘해서 누구를 꼽기가 쉽지가 않다"면서도 "역시 (홍)성흔이와 (김)사율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이들을 후반기 MVP로 칭했다.

롯데는 당장 20일부터 SK와 주중 3연전을 치른다.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이다. 2위 자리를 놓고 직접적으로 겨루는 팀과의 승부인 만큼 양승호 감독은 거리낌없이 '총력전'을 선언했다.

사령탑이 박수를 보낸 홍성흔과 김사율. 올 시즌 가장 중요한 승부처를 맞은 가운데 이들은 또 한번 양 감독과 팬들에게 웃음을 안길 수 있을까. 이들의 활약에 따라 롯데의 PO직행 여부가 갈릴 수 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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