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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타이틀]투수 윤석민 독차지, 타자 최형우-이대호 반분


[한상숙기자] 치열한 개인 타이틀 경쟁이 시즌 내내 이어졌다. 특히 롯데 이대호와 삼성 최형우가 벌인 최고타자 경쟁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지켜보게 만들 정도로 박빙의 대결이었다.

투수 쪽에서는 윤석민(KIA)의 독주였다. 윤석민은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 투수 주요 타이틀을 모두 휩쓸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수상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구원왕은 오승환의 독주로 일찌감치 주인공이 가려졌고, 오히려 그의 최다세이브 기록 경신 여부가 관심을 모았을 뿐이었다.

이대호 막아선 최형우

막판 역전은 없었다. 지난해 타격 타이틀 7개 부문을 휩쓴 이대호의 독주를 최형우가 막았다.

최형우는 올해 133경기 전 일정을 소화하며 480타수 163안타 30홈런 118타점 타율 3할4푼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 장타율(6할1푼7리)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이대호를 넘었다.

최고타자의 기준이 되는 3할-30홈런-100타점도 달성했다. 부상 없이 한 시즌을 팀의 4번타자로 꾸준히 출전했다는 것도 박수받을 만한 기록이다. MVP 후보로 손색없는 활약이다.

이대호 역시 올해 133경기에 모두 출전해 493타수 176안타 27홈런 113타점 타율 3할5푼7리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타율과 최다안타, 출루율(4할3푼3리)에서 1위를 확정지었다.

사실 다른 대부분의 타이틀이 가려진 가운데 최형우와 이대호가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인 부문은 타점왕이었다. 팀의 2위 수성을 위해 시즌 막판까지 팀배팅을 해야했던 이대호지만 "타점왕 만은 욕심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6일 마지막 경기서 이대호는 타점을 추가하지 못했고, 최형우가 2타점을 더 보태 홈런왕에 이어 타점왕 타이틀도 최형우에게 양보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최형우와 이대호가 득점왕(롯데 전준우)과 도루왕(두산 오재원)을 제외한 6개 타격 타이틀을 3개씩 나눠가져 반분한 셈이 됐다. 그래도 홈런, 타점과 같이 임팩트 강한 타이틀을 거머쥔 최형우의 판정승이라 볼 수 있다.

4관왕 윤석민-세이브왕 오승환

KIA 윤석민은 프로 데뷔 7년만에 투수 4관왕을 달성하며 최고 투수 반열에 우뚝 섰다. 4관왕은 지난 1991년 선동열 전 삼성 감독이 기록한 이후 20년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윤석민은 다승(17승), 평균자책점(2.45), 탈삼진(178개), 승률(7할7푼3리) 등 선발 투수가 달성할 수 있는 모든 타이틀을 독식했다. 두산 김선우가 16승을 올리며 다승왕 경쟁에 막판 불을 지펴봤지만 윤석민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이외 평균자책점(2위 두산 니퍼트 2.55)과 탈삼진(공동 2위 두산 니퍼트, LG 주키치 150개), 승률(2위 삼성 윤성환 7할3푼7리)에서는 2위를 큰 격차로 따돌리며 여유있게 타이틀을 따냈다.

윤석민의 시즌 초반 페이스는 좋지 않았다. 4월 6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5.64로 부진하게 출발한 윤석민은 5월 들어 4승을 올리며 월 평균자책점을 1.10으로 낮춰 위력 발휘를 시작했다. 이후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잃지 않은 윤석민은 7월 5경기서 무려 3차례나 완봉승을 거두며 월간 평균자책점 0.73의 무서운 기세로 각종 타이틀을 향해 내달렸다.

세이브왕은 일찌감치 오승환으로 확정됐다. 무려 47세이브를 올렸다. 20세이브로 2위에 오른 롯데 김사율은 오승환 세이브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오승환은 시즌 마지막 경기인 6일 LG전에서 세이브를 추가하지 못해 자신이 갖고 있던 시즌 최다세이브 아시아기록(2006년, 47세이브) 경신에는 실패했지만,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끝판왕'의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로 4세이브에 그쳤던 오승환은 그야말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최고 중간계투의 지표라 할 수 있는 홀드왕은 SK 정우람(25홀드)의 차지가 됐다.

새 도루왕! 오재원

두산 오재원이 생애 첫 도루왕을 차지했다. 46도루를 성공한 오재원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도루왕에 오른 LG 이대형(34개)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새 도루왕에 등극했다.

물론 오재원은 이대형이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한 덕을 보며 마땅한 경쟁자 없이 타이틀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대형이 17차례의 도루 실패를 기록한 반면, 오재원은 실패한 도루가 단 7개 뿐이었다. 무려 86.8%에 달하는 도루 성공률로 도루왕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은 훔치기 솜씨를 보여줬다. 두산 출신으로는 2006년 이종욱 이후 5년만에 도루왕에 오르면서 팀의 빛 바랜 '발야구' 계보를 이어갔다.

득점왕은 롯데 톱타자로 자리잡은 전준우의 차지가 됐다. 리그 최강 팀 공격력을 등에 업고 97득점을 올렸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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