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두산 신임감독, "늘 우승에 도전하는 명문팀 만들겠다"

[권기범기자] 두산 베어스 제8대 사령탑으로 취임한 김진욱 신임감독은 차분했다. 급작스럽게 감독직에 올라 실감이 나지 않을 법 하지만 김 신임감독은 신중하면서도 패기 넘치는 포부를 밝히면서 'V4'를 정조준했다.

김진욱 신임감독은 10일 오후 서울 리베라호텔서 열린 제8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해 감독취임 소감을 밝혔다.

김진욱 신임감독은 경북 영천 출신으로 천안북일고와 동아대학교를 졸업한 뒤 1984년 OB 베어스(현 두산)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1992년까지 9시즌 동안 221경기 출장 53승 71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3.61의 통산 성적을 기록했고, 현역 은퇴 뒤에는 분당 중앙고 감독, 구리 인창고 창단감독을 역임했다. 두산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투수코치로 활동해왔다.

이번 감독 선임은 두산 구단 내부에서도 의외의 인사였다. 일각에서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아쉬움을 모두 씻어내고 '우승'을 정조준하기 위해 명감독 출신을 영입하지 않겠느냐는 시선이 많았지만, 정작 그룹 측의 선택은 내부승격이었다. 최종결정 역시 9일 오전에 이뤄졌고, 김진욱 신임감독 본인 역시 그 과정에서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을 정도로 비밀리에 진행됐다.

급작스러운 감독승격의 여운이 아직 가라앉지 않은 듯 김 신임감독은 먼저 깊게 심호흡을 하고 소감을 이어갔다. 김 감독은 "굉장히 막중한 책임을 맡았다. 걱정도 되고 많은 고민도 되지만, 정말 좋은 팀의 감독이 돼 개인적으로 크게 영광"이라며 "전임 감독께서 좋은 팀을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싶다. 창의적이고 열정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늘 우승에 도전하는 명문팀을 만들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 신임감독은 "우리 선수 면면은 어떤 팀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다만 김선우와 니퍼트를 뺀 나머지 선발투수가 안정되지 못했다. 토종선수들을 길러내는 것이 관건"이라며 "또 마무리 부분도 걱정이다. 임태훈, 이용찬, 정재훈이 그 동안 해왔는데 확실한 마무리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구단과 상의해 해결해나가겠다"고 투수부문의 개선이 시급과제임을 강조했다.

특히 김 신임감독은 삼성 류중일 감독과 롯데 양승호 감독의 선례를 언급하면서 초보 감독으로서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류중일 감독과 양승호 감독의 경우, 기존 삼성이나 롯데의 색깔을 바꾸지 않았다. 조금의 변화는 있지만 그 부분이 좋은 성적을 낸 원동력이라고 본다"며 "나 역시 '허슬두'라는 두산의 색깔을 바꾸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공격력 부분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추구했다. 김 신임감독은 "두산은 발야구와 파워를 함께 보유한 팀"이라며 "난 세밀하면서도 중량감 있는 야구를 추구하고 싶다. 이미 세밀함과 중량감이 잘 구성된 팀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목표도 당연히 우승이다. 김 신임감독은 "우승에 도전하는 것은 당연한 목표"라고 강조하며 "기량적으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