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화력에서 제 역할을 해줘야할 중요한 선수가 침묵하고 있다. 팀 타선 전체의 침체에 묻힌 측면이 있지만, 극히 부진한 것은 사실이다. '비룡군단'의 3루수 최정 애기다.
최정은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10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1차전에서는 3번타자로 출장해 4타수 무안타, 2차전 역시 3번타자로 나섰지만 6타수 무안타로 매번 덕아웃으로 허망한 발걸음을 돌렸다. 3번타자가 범타 릴레이로 돌아서면서 SK 역시 힘겨운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특히 10타수 동안 그 흔한 외야플라이 한 번 못쳤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최정은 10차례 타석에 섰지만 삼진 2개, 내야플라이 3개, 내야땅볼 5개를 기록했다. 타격 타이밍을 전혀 맞추지 못했다는 말이다.
최정은 이번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편안한 모습이었다. 그는 "방망이는 신경을 쓰지 않겠다"며 "이런 큰 경기서는 수비 하나로 승부가 갈리더라. 수비에 집중하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아무리 수비에 치중한다고 하더라도 올 시즌 타율 3할1푼에 20홈런을 때려낸 타자의 감각이라고는 하기에는 아쉬움이 크다.
사실 최정은 가을만 되면 수비의 집중력을 높여왔다. 실제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동안 SK가 한국시리즈 3차례 우승과 준우승을 한 번 할 때 최정은 포스트시즌 경기서 단 한 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이번 준플레이오프 1, 2차전까지 합하면 무려 29경기 무실책 퍼레이드다. 핫코너 수비에 단기전인 만큼 강습타구나 번트 등에 대비해야 하는 부담까지 감안하면, 타격 부진이 이해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최정은 최근 2년 동안 포스트시즌서 SK 타선의 핵심역할로 맹활약했다. 2009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때는 5경기서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 2홈런)을 기록했고, 지난해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경기서는 타율이 5할4푼5리(11타수 6안타 2홈런)에 이를 정도였다. 홈런도 곧잘 쏘아올리면서 포효했다. 완벽한 수비에 방망이 역시 불타올랐던 셈이다.
올해도 최정은 수비부담을 딛고 또 한 번 이름값을 해낼 수 있을까. 최정의 방망이만 살아나면 SK는 활발한 공격을 보여주고 있는 톱타자 정근우와 맞물려 손쉬운 득점공식을 현실화할 수 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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