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홈런 3방' SK, 홈런의 진수를 선보이다

[정명의기자] 홈런의 진수를 선보인 경기였다. SK 와이번스가 정규시즌 팀 홈런 1위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화려한 홈런쇼를 펼치며 7-6 짜릿한 승리를 손에 쥐었다.

SK는 1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홈런포 3방을 앞세워 연장 접전 끝에 롯데를 7-6으로 따돌렸다. 이로써 SK는 사상 첫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첫번째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SK는 꼭 필요할 때마다 홈런이 터지며 경기를 따냈다. 한 방으로 점수를 뽑아내는 홈런의 매력과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 반대로 롯데는 중요한 순간마다 SK의 홈런포를 피해가지 못하고 허망한 패배를 당했다. 롯데 역시 1회말 선두타자 김주찬이 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잡았으나 상대 홈런에 좋았던 흐름을 빼앗기고 말았다.

SK의 첫 홈런은 0-3으로 뒤지던 4회초 나왔다. 경기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롯데에 빼앗긴 상황. 박정권이 호투하고 있던 롯데 선발 장원준을 상대로 추격의 솔로포를 터뜨렸다. 박정권에게 홈런을 맞은 장원준은 급격히 흔들렸고, SK는 주자를 쌓은 다음 박진만의 희생플라이와 정근우의 적시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다음엔 안치용의 투런포가 기다리고 있었다. 4-4로 맞서던 7회초 1사 1루에서 안치용이 타석에 등장했다. 안치용은 롯데 구원투수로 등판해 있던 고원준의 초구를 노린 듯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SK는 안치용의 홈런으로 6-4로 앞서나가며 승기를 잡았다.

SK는 안치용의 홈런에도 불구하고 롯데에 추격을 허용, 6-6으로 동점을 내줬다. 또 9회말에는 무사 1,3루, 1사 만루의 거듭된 끝내기 위기를 맞으며 그대로 경기를 내주는 듯 보였다. 하지만 엄정욱에 이어 등판한 정우람이 1사 만루에서 손아섭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가는데 성공했다.

이날 SK의 마지막 홈런은 연장 10회초 터진 정상호의 결승 솔로포였다. 선두타자로 나선 정상호는 부첵의 2구째를 힘껏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홈런으로 연결시켰고, 경기는 그대로 7-6, SK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결정적인 홈런 3방이 SK의 승리를 이끈 셈이다. SK는 7점 중 홈런으로만 4점을 얻어내는 '한 방 능력'을 과시했다. 그동안 보여왔던 '섬세한' 야구보다는 홈런을 앞세운 '화끈한' 야구로 승리를 거둔 것이다. 홈런을 왜 '야구의 꽃'이라고 부르는지, 이날 경기를 지켜본 야구팬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