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롯데가 SK에게 또 드라마같은 역전패를 당했다. 롯데로서는 '비룡 노이로제'에 숨이 턱 막힐 지경이다. 9월초 페넌트레이스 때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역전패로 2위 수성에 진땀을 흘리더니 플레이오프 1차전서도 또 드라마같은 패배로 분루를 삼켰다.
롯데는 16일 사직구장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서 6-6으로 팽팽하던 연장 10회초 정상호에게 솔로포를 얻아맞아 끝내 6-7로 무너졌다. 경기를 복기하면 롯데 팬들로서는 속에서 천불이 날 지경이다. 초반 3-0 리드를 잡았지만 4회초 장원준의 제구난조로 동점을 허용하더니 이후 계속된 추격전 속에서 또 무너졌다. 특히 6-6으로 맞서던 9회말 무사 1,3루와 1사 만루의 잇따른 끝내기 기회서 튀어나온 대타 손용석의 투수 땅볼과 손아섭의 병살타가 너무나 뼈아팠다.
특히 상대가 SK라는 점에서 롯데는 더욱 답답한 지경이다.
롯데는 지난 9월9일 문학 SK전에서 연장 10회말 김강민에게 끝내기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9-10으로 패했다. 그런데 그 당시 롯데는 8회초까지 8-1로 앞서면서 사실상 승리를 확정하는 듯했다. 하지만 8회말 대타 안치용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으며 추격을 당하기 시작하더니 9회말 끝내 8-8 동점을 허용했다. 뿐만 아니라 연장 10회초 손아섭이 우월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다시 승기를 잡는가 했으나 이번에는 10회말 김강민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해 패했다. 8-1에서 10-9로 역전패한 믿기 힘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후 SK는 기세를 살려 시즌 막바지까지 롯데와 2위 경쟁을 벌이며 괴롭힐 수 있었다.
그런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당시의 충격과 비슷한 1패를 또 당했다. 모든 것을 쏟아붓고도 무너지면서 롯데는 당장 2차전 이후의 계투운용에도 차질을 빚게 생겼다.
롯데는 지난 3년간 김성근 감독 체제의 SK에게 승리를 줄줄이 헌납하면서 '비룡공포증'에 시달렸다. 2007년 4승 14패, 2008년 5승 13패, 2009년 6승 13패, 2010년 7승 12패로 시즌 중에 롯데는 SK만 만나면 움츠러들었다. 그나마 양승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올 시즌에는 8승 1무 10패로 대등한 경기를 했지만 패한 경기에서의 충격도는 가장 심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미디어데이 때를 비롯해 1차전 직전 롯데 선수들은 "SK에게 약했지만 올해는 그런 부분이 많이 없어졌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런데 롯데는 또 한 번 중요한 길목에서 SK에게 덜미를 잡혔다. 정말 수 년간 겪어온 지긋지긋한 노이로제가 아닐 수 없다. 이만수 감독대행 체제에서도 SK는 별반 다르지 않게 롯데에는 무서운 존재였다.
조이뉴스24 사직=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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