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도 확실하지 않았지만 SK는 당당하게 일어섰고 가을야구의 주역이 돼 명승부를 이끌고 있다. 비룡 전사들 가운데 정근우와 김강민, 박재상, 최정이 부상을 딛고 분투 중이다.
SK의 정규시즌 막판은 '부상과의 전쟁'이었다. 정근우(옆구리), 최정(무릎), 김강민(무릎뒤 근육), 박재상(종아리), 조동화(무릎 인대 파열) 등 주전 선수들이 돌아가며 자리를 비웠다. 특히 김강민, 박재상, 조동화가 한꺼번에 이탈해 외야 전력난이 심각했다.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이던 SK는 결국 3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감했다.
KIA와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이만수 감독 대행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박재상의 포스트시즌 기용은 미지수였다. 부상을 털어내고 완벽한 컨디션을 찾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 대행은 정규시즌 종료 일주일을 남겨뒀을 때만 해도 선수들의 정상 복귀에 대해 "다음주가 돼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SK의 가을은 기적에 가까웠다. 시즌 아웃된 조동화를 제외하고 부상 선수들이 모두 복귀해 저마다 기량을 발휘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어냈다.
테이블세터 정근우와 박재상은 타선을 이끌었다. 정근우는 포스트시즌 팀내 최다 안타인 16안타를 때려내면서 활발하게 움직였다. 도루도 3개 있었다. 정규시즌에는 부상 재발 위험 때문에 타석에서 다소 조심스러웠지만 가을 무대에 선 후로는 부상 따위는 까맣게 잊어버렸다.
박재상은 종아리 부상으로 인해 발빠른 플레이 대신 안타를 만들어내는 일과 안정적인 외야 수비를 맡았다. 박재상은 롯데와 23일 5차전서 2-1로 역전한 5회초 2사 1, 2루서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적시타를 때려 3-1로 달아나는 귀중한 점수를 만들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1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최정은 마지막 4차전서 4타점을 올리며 8-0 완승을 이끌었다. 롯데와의 진검승부 승부처였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도 3타수 2안타 1볼넷 3득점을 기록하면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했다. 플레이오프 타율 3할5푼7리(14타수 5안타)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며 한국시리즈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김강민의 '짐승 수비' 덕분에 SK 외야는 든든했다. 플레이오프 5차전 6-4로 앞선 7회 1사 2루에서 나온 전준우의 큼직한 타구를 가운데 펜스 바로 앞까지 쫓아가 점프 캐치로 멋지게 잡아냈다. 김강민의 호수비가 없었다면 롯데에 승기를 넘겨줄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다. 더구나 바로 다음 타자는 이대호였다.
아직도 이들의 몸상태가 완전한 것은 아니다. 박재상은 "지금 100%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가는 선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맡은 역할은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가을사나이'들의 이같은 투지가 SK의 사상 첫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일궈냈다. 그들의 활약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계속될 것이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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