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오승환 "이만수 감독 말씀, 오히려 집중 계기"

[한상숙기자] '끝판대장' 오승환(삼성)이 팀의 한국시리즈 2연승을 지켰다.

오승환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서 8회초 2-1로 추격당한 뒤 계속된 무사 1, 2루 위기서 구원 등판해 2이닝 동안 6타자를 상대로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승리를 지켰다.

SK를 꺾고 2연승을 거둔 삼성은 앞으로 2승만 추가하면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게 된다.

8회 무사 1, 2루서 정현욱을 구원 등판한 오승환은 안치용의 희생번트 실패(포수 파울플라이)로 손쉽게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은 뒤 김강민을 바깥쪽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해 2사 1, 2루를 만들었다.

이어 최동수에게는 중전 안타를 맞았으나 2루에 있던 최정이 홈으로 쇄도하는 사이 중견수 이영욱의 정확한 송구가 포수 진갑용에게 매끄럽게 연결돼 태그아웃 시키며 실점없이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이후 오승환은 9회초에는 3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하고 가뿐하게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투입 당시) 솔직히 2-0인 줄 알았다"며 웃은 오승환은 "그만큼 상황이 긴박했다. (진)갑용이 형 손과 미트만 보였다. 이닝을 마치고 내려오면서야 2-1인 줄 알았다"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어 오승환은 최동수에게 안타를 맞고 동점이 될 뻔했던 순간을 돌아보며 "타구가 빨라 아웃이 될 줄은 알았지만 (이)영욱이 송구가 정확했다. 선수들이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제 2승 남았다"며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오승환은 이날 한국시리즈 개인 통산 5세이브째를 올리며 선동열(해태), 조용준(현대)이 세웠던 한국시리즈 4세이브를 넘어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웠다. 그는 "전혀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세이브를 많이 하면 좋지면 이기면서 세이브 안되는 상황이(큰 점수 차로 여유있게 이기는 것이) 더 좋은 것이다. 우승이 먼저다. 앞으로 상황이 되면 또 올라가겠다"고 말했다.

1차전 종료 후 이만수 SK 감독 대행이 "오승환의 공은 충분히 칠 수 있다. 타자들이 먼저 지고 들어가는 것 같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해 오승환은 "당연히 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 말씀대로 내 공은 타자들이 못 치는 공이 아니다. 감독님 말씀으로 인해 한 번 더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겸손하게 말하면서도 자극제가 됐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