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강봉규의 결승 솔로포와 상대 타선을 꽁꽁 틀어막은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마저 승리, 마침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삼성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4승1패를 기록한 삼성은 2006년 이후 5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품에 안는 감격을 맛봤다.
삼성 공격에서의 승리 주역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인물이었다. 4회말 선제 결승 솔로포를 터뜨린 강봉규가 주인공. 강봉규는 SK 선발 고든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은 그대로 결승점으로 연결됐고 삼성은 강봉규의 홈런을 발판으로 우승에 필요한 마지막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은 2번 박한이-3번 채태인-4번 최형우-5번 박석민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공개하며 SK의 우완 선발 고든을 공략하기 위한 타순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류중일 감독은 상대 선발이 우투수일 경우 좌타자인 채태인을 3번, 우타자인 박석민을 5번에 배치한다. 상대 선발이 좌투수일 경우에는 그 반대가 된다.
류중일 감독은 "정우람, 박희수, 이승호 등 좌완 불펜도 공략해야 하지만 선발 고든을 공략해 초반에 1~2점만 낸다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것"이라고 말하며 라인업을 상대 선발 고든에 맞췄음을 드러냈다. 시리즈 내내 11타수 2안타로 부진했던 좌타자 채태인과 2번 타자로 복귀한 또 한 명의 좌타자 박한이에게 기대를 걸었던 것. 박한이는 3차전까지 9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뒤 4차전에는 결장한 바 있다.
그러나 고든에게 한 방을 뺏어낸 선수는 채태인도 박한이도 아닌 6번타자 강봉규였다. 오히려 채태인은 4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그동안의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박한이 역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반대로 강봉규는 팀의 유일한 득점이 된 홈런으로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고든을 상대로 초반에 점수를 뽑겠다는 계획은 들어맞았다. 하지만 점수에 기여한 선수는 류중일 감독의 기대와는 다른 선수였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속담처럼 류중일 감독에게는 운이 따른 승리가 됐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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