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박종윤(롯데)의 어깨가 무겁다. 이대호의 해외 진출로 인해 2012 시즌 중책을 부여받을 것이 확실해짐에 따라 박종윤은 벌써부터 그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더욱 쉴 수가 없다.
요즘 롯데는 사직구장에서 마무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선수들은 매일 사직구장으로 출근도장을 찍고 스프링캠프 못지않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수비와 타격, 그리고 엑스트라 훈련까지 빡빡한 하루 일정을 보내면서 몸만들기에 열중이다. 박종윤 역시 훈련스케줄을 함께 하면서 매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내년 시즌 별다른 변수가 없으면 박종윤은 롯데의 1루를 맡아야 한다. FA 자격을 얻은 이대호가 4년 총액 100억원의 제의를 뿌리치고 해외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양승호 감독은 "박종윤을 1루수로 기용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의 중용을 예고했다. 물론 양 감독은 "박종윤 혼자 풀타임으로 출전하기에는 무리다. 조성환과 번갈아 기용해야 할 것 같다"고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그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워진 것이 사실이다.
박종윤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부담이라고 생각하면 스트레스겠지만, 바꿔 말하면 박종윤 자신에게는 야구인생 최대의 기회이기도 하다. 박종윤은 2012년을 도약의 기회라고 판단하고 매섭게 눈빛을 번득이고 있다.
'이대호의 공백을 메울 선수가 박종윤이다'는 말을 건네자 그는 "어차피 내가 1루 고정은 아니지 않겠느냐"고 말하면서 "내가 언제부터 1군 선수였다고…"라며 사령탑의 중용 계획에 손사래부터 쳤다. 착한 성격으로 인한 겸손함이다.
하지만 박종윤은 내심 마음을 먹고 있다. 기회가 온다면 최선을 다해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각오다. 2001년 입단 후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 2010년부터 조금씩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박종윤으로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2012 시즌이다.
박종윤은 "분명 경쟁해야 할 것이고, 내가 하기에 달려 있다고 본다. 잘하면 출장기회가 많아지지 않겠느냐"며 "사실 내가 풀타임을 뛰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풀타임을 뛰면 최소 타율 2할7푼에 두자릿수 홈런, 70타점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한민국 4번타자 이대호의 공백을 메워낼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생각도 없다.
박종윤은 차분하게 자신의 목표를 얘기했다. 아직 팬들에게 재대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본인의 진가를 내년에는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박종윤에게 2012 시즌은 야구인생이 걸려 있는 전환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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