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시리즈]'투런포로 끝냈다!' 삼성 살린 홈런왕 최형우

[한상숙기자] 홈런 한 방이면 충분했다. 삼성 최형우가 8회초 천금의 결승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대한민국 홈런왕의 면모를 과시했다.

최형우는 27일 오후 대만 타오위안 구장에서 열린 '2011아시아시리즈' 퉁이와의 예선 3차전서 3-3으로 맞선 8회초 1사 1루서 상대 3번째 투수 글린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팽팽하던 분위기는 최형우의 한 방으로 삼성 쪽으로 확실하게 기울었다.

초반 분위기는 삼성이 좋았다. 선발 배영수가 3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전날 일본 소프트뱅크에 0-9 충격패를 당한 탓인지 타선의 집중력도 돋보였다.

삼성은 3회초 선취점을 올리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 1사 후 김상수가 3루수 실책으로 살아가간 뒤 배영섭이 좌전안타를 쳐 1사 1, 2루가 됐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박한이가 상대 선발 애서튼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전 적시타를 작렬, 선취점을 뽑았다. 계속된 1사 1, 3루서 채태인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3루에 있던 배영섭이 홈으로 들어와 점수는 2-0이 됐다.

4회초에도 삼성은 점수를 냈다. 박석민과 신명철의 연속 안타 후 강봉규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됐고 다음 타자 진갑용이 1루 땅볼로 물러나는 사이 박석민이 홈을 밟아 3-0으로 달아났다. 4회말 퉁이가 양송시앤의 적시타로 3-1을 만들었지만 삼성의 막강 불펜진이라면 크게 걱정할 점수는 아닌 듯 보였다.

그러나 믿었던 권혁이 무너지면서 삼성에 위기가 닥쳤다. 6회말 구어준요우에게 동점 투런포를 허용하고 만 것이다. 순식간에 3-3이 되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경기는 후반으로 치달았다.

이 때 최형우가 해결사로 나섰다. 8회초 채태인의 좌익수 방면 안타로 만든 1사 1루서 최형우가 중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최형우의 홈런이 터지며 기세가 살아난 삼성은 9회초에도 한 점을 추가해 6-3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번 아시아시리즈서 예선 두 경기를 치르는 동안 4번타자 최형우의 활약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25일 퍼스 히트전에서는 멀티히트를 때려냈지만, 다음날 소프트뱅크전서는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러나 팀의 결승 진출이 걸린 중요한 경기, 결정적 순간에 그는 화끈한 홈런 방망이로 자존심을 세웠다. 위기의 팀을 구해낸 최형우의 활약 덕분에 삼성은 오는 29일 소프트뱅크와 결승전에서 맞붙어 설욕전을 펼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