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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진출' 이대호, "한국의 4번타자 되겠다"


[권기범기자] 일본 프로야구 진출을 코앞에 둔 이대호가 진지한 자세로 말문을 열었다. 이대호는 30일~1일 경남 통영에서 열리는 '2011 롯데 자이언츠 납회식'에 참석해 롯데에서의 지난 애환과 해외 도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평소 무뚝뚝한 이대호이지만 이날만큼은 자리를 마련해 속에 있는 마음가짐을 털어놨다.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롯데 자이언츠' 점퍼를 입고 취재진 앞에 선 이대호는 한 번 크게 심호흡을 하고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다음은 이대호와의 일문일답

-오릭스 진출이 언제 확정되는가?

"아직 구체적인 스케줄이 잡힌 것은 없다. 3일 (최)준석(두산)이 결혼식에 갔다오고 난 뒤, 그 주에 결정이 날 것 같다. 부산에서 공식적으로 기자회견을 하겠다."

-이번 납회식이 롯데 점퍼를 입고 참가한 마지막 행사일 수 있다.

"롯데 잠바(이대호는 잠바라고 표현했다)를 입는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감독님과 프런트, 선후배들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 싶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아쉽다."

-롯데 선수로서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은?

"기억은 많다. 우선 2008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가 가장 기뻤고, 또 9경기 연속 홈런을 칠 때도 기뻤다. 올해 한국시리즈에 못가 우승을 못한 것도 생각이 난다.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래도 우승을 못한게 가장 (아쉬움이) 크다."

-사실 일본 진출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공존한다.

"난 그런 생각은 없다. 어차피 야구는 쉬운게 아니고 부딪혀봐야 되는 것이다. 시즌이 끝나야 알 수 있다. 자신이 있다고 잘하는 게 아니고 없다고 못하는 게 아니다. 그건 단지 그 사람들의 생각일 뿐이다. 솔직히 내가 7관왕을 할 때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중요한 것은 후회없는 플레이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내가 아무리 잘해도 팀이 꼴찌면 빛나지 않는다. 그런 마음가짐은 일본에 가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롯데는 이대호를 중심으로 돌아간 팀이었지만, 오릭스에서는 용병인데?

"용병이기도 하지만 신인이기도 하다. 솔직히 한 발 더 움직이겠다. 몸은 둔하지만 더 움직이겠다. 원하는 바대로 최대한 따라가겠다. 말이 안되면 눈치를 봐서라도 따라가야하지 않겠느냐. 선수들이 편하게 다가올 수 있게 빨리 일본어를 배워서 용병이 아닌 가족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일본어 공부도 하고 있는가?

"이제 처음이라 히라가나를 배우는데 생전 공부를 해봤어야지, 너무 어렵더라. 일본 전지훈련을 많이 가서 듣는 것은 좀 알아듣는데, 직접 쓰고 읽다보니 슬슬 머리가 아프고 복잡해지기 시작했다.(웃음)."

-일본에서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지? 복귀는 롯데로?

"사실 2년 안에 모든 것을 다 해결하고 싶다. 우승도 하고 최고로 인정받는 타자가 되고 싶다. 또 2년안에 돌아온다라고 말하기보다는 잘해낸다면 그 때 가서 오릭스와 더 좋은 계약도 가능하고, 미국에서 제의가 올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다만 못해서 퇴물이 되서 오는게 아니고 롯데로 돌아오더라도 더 잘해서 돌아오고 싶다."

-금액은 어느 정도인지?

"오릭스는 내 마음을 잡을 수 있는 금액을 제시했고, 내 자존심을 세워줬다. 계약조건은 지금 말하기 어렵지만 며칠 있으면 오픈하겠다. 지금까지 일본에 진출한 선수들 중 내가 최고액수다."

-오릭스는 중·하위권 구단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본인은 어떤 느낌인가?

"오릭스라는 팀을 내가 평가하기는 힘들다. (박)찬호 형과 (이)승엽이 형이 올해 오릭스에 있어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 또 이치로가 오래 있었던 팀이다. 올해 아깝게 4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우승팀에 가서 내가 할게 뭐가 있는가. 중위권팀에 가서 1위를 만들면 내가 빛이 날 것 같다."

-해외 진출의 의미?

"프로야구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 선수는 더 큰 무대로 가고 싶어한다. 나도 어릴 때부터 찬호 형과 승엽이 형을 보고 꿈을 키웠다. 내가 잘해서 후배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싶다. 난 롯데의 4번타자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이제는 롯데팬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응원을 받고 싶다. 한국의 4번타자가 되고 싶어 도전했다."

-김태균의 영향도 있었는지?

"태균이로 인해 일본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추신수나 김태균은 동기생으로 더 잘했으면 하는 친구의 마음일 뿐이다. 친구를 어떻게 우상으로 보겠나. 태균이가 돌아올 때 마음이 많이 아팠다. 하지만 지금은 신수나 태균이가 나보다 위에 있다. 오릭스에 입단해 잘해내면 그 친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일본은 세밀한 야구를 한다. 포크볼도 많이 던진다. 분석은?

"현미경 야구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분석을 안하는가. 전 세계 어느 팀이든 상대를 분석하지 않는 팀은 없다. 몸쪽 붙이면 맞고 나가면 되고 유인구 던지면 안치면 된다. 편하게 생각하겠다. 한국에서는 안타왕을 노렸지만 일본에서는 욕심을 안부리겠다. 좋은 공을 주면 치고, 안주면 걸어나가겠다."

-최근 수 년간 약점으로 지적받던 몸쪽 꽉 찬 볼에 대한 타격능력이 향상됐다.

"일본투수들이 아무리 컨트롤이 좋아도 힘이 빠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면 몰리게 될 것이다. 그걸 얼마나 잘 공략햐느냐가 관건이다. 류현진, 윤석민을 상대할 때는 노려친다. 똑같다. 그래도 알고 시작해야하니 공부를 하겠다. 준비를 하겠다."

-구체적인 목표는?

"난 수치를 정하고 시즌을 시작한 적이 없다. 무엇보다 부상을 안 당해야한다. 10년간 롯데에 있으면서 팀에서 이탈을 절대로 안하려고 생각했다. 잘하든 못하든 팀 중심이 버티고 있어야한다. 오릭스에서 중심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둥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하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롯데팬들에 한마디.

"지금까지 많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내가 야구를 잘해서 스트레스가 풀리시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내가 못해 슬퍼하시면 안된다. 최선을 다해 한국선수가 일본에서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승엽이 형이 잘해냈지만, 처음에 가면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 또 난 뚱뚱하면 야구를 못한다, 발느리면 야구를 못한다 등 그런 고정관념을 깨왔다. 내년 시즌 후 귀국할 때는 환영을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조이뉴스24 통영=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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