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당장의 성적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FA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 이야기다.
LG는 8일 FA 자격으로 SK로 이적한 조인성에 대한 보상선수로 올 시즌 신인인 우완 투수 임정우를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6일 한화와 넥센으로부터 각각 나성용과 윤지웅, 두 명의 신인을 보상선수로 지명했던 것과 같은 선택이다.
이로써 LG는 타구단으로 떠나보낸 FA 선수들의 빈자리를 모두 신인 유망주로 채우게 됐다. 중심타자 이택근(넥센), 마무리투수 송신영(한화), 주전포수 조인성(SK)을 잃었지만 좌완 투수 윤지웅, 포수 나성용, 그리고 우완 투수 임정우를 영입하며 미래를 대비했다.
LG가 그동안 보여왔던 행보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LG는 언제나 FA 시장의 큰손이었다. 그러나 많은 '먹튀'들을 양산해내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내부 선수 육성에도 실패하며 긴 침체의 터널 속으로 접어들고 말았다.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그 결과다.
그러나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는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내부 FA 3명을 모두 다른 팀에 내줬다. 때문에 보상선수로라도 즉시 전력감을 영입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이 또한 빗나갔다. 김기태 감독은 "나는 어떻게 될지 몰라도 LG는 영원한 것 아니냐"며 당장의 성적보다는 팀의 먼 미래를 바라보는 선택을 했다.
LG는 당장 성적을 내야 하는 팀이다. 내년에도 4강에 들지 못하면 LG 팬들은 10년째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한다. LG 구단도, 김기태 감독도 모를 리 없다. 그러나 선택은 신인선수 3명이었다. 내부 경쟁을 통해 전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이다.
김기태 감독은 2군 감독 출신이다. 외부 전력이 수혈될 때마다 2군 선수들이 상실감을 느끼는 것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봤다. 외부 영입은 없다고 선수단에 못을 박았던 것도 그 때문. FA 영입은 물론, 보상선수를 통해서도 이 말은 지켜졌다.
나성용과 윤지웅, 임정우를 내년에 당장 주전으로 써먹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윤지웅은 군입대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몇 년 뒤 이들의 기량이 성장해 팀 전력에 보탬이 된다면 LG는 지금까지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LG가 노리는 바가 바로 그것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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