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선출됐으니 최선을 다하겠다!"
제7대 프로야구선수협회(이상 선수협) 회장으로 선출된 박재홍(SK)은 당황스런 표정 속에서도 굳은 결의를 보였다. 선후배 동료들이 믿고 맡겨준 회장직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현역 프로야구 선수들은 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 NHN그린팩토리 2층 회의실에서 4시간에 걸쳐 '제11차 정기총회'를 열고, 기존 집행부의 사퇴를 의결한 후 신임회장 투표를 통해 박재홍을 새로운 선수협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지난 4월 선수들 초상권 관련 배임, 횡령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선수협의 위상을 실추시켜 많은 논란을 빚은 권시형 전 사무총장의 해명발언이 먼저 실시됐다. 하지만 선수들은 지난 11월 긴급이사회서 결정한 해임안을 그대로 가결했고, 권 총장은 사퇴발언을 하고 물러났다.
이어 열린 회장선거에서 박재홍은 275표(참석인원) 중 89표를 얻어 87표의 서재응(KIA)을 단 2표 차로 따돌리고 새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로써 선수협은 무려 4시간이 넘게 열린 총회 난상토론 끝에 탄생한 박재홍 신임회장과 새로운 집행부 체제로 2012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총회가 모두 끝나고 회의실에서 취재진을 기다리던 박재홍은 스스로도 놀란 듯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신임회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박재홍 회장 선출자는 "2000년 선수협이 만들어진 후 발전과 도태를 반복하다가 과도기에 온 것 같다. 이 때 회장직을 맡아 책임감이 막중하다"며 "공정하고 투명성 있는 선수협을 만들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회장 선출 당시의 심경과 함께 각오도 전했다. 박 회장은 "솔직하게 말하면 하려고 한 게 아니라 등 떠밀려 (후보로) 나왔는데, 박빙 속에 (당선이) 됐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여러 일들이 많지만 좋게 받아들여 터닝포인트가 되도록 하겠다. 선수들의 뜻이고, 할 거면 제대로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박 회장은 "팀에서도 고참이고, 내 코가 석자"라고 헛웃음을 지은 후 "회장직은 하고 싶다고 하는게 아니라고 들었다. 신인 및 몇 년차 안되는 선수들을 잘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이후 일정 및 차기 사무총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계획을 잡지 못했다. 박 회장은 "인수인계도 다 받지 못했는데 일정이 있겠느냐"며 "다만 다음 총장은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고 말들이 많더라. 신중하게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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