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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근, "목동에서 PS 등판하고 싶다"


[권기범기자] 2011 시즌 SK에 정우람이 있었다면 넥센에는 이보근이 있었다. 중간계투로서 이보근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김시진 감독의 '콜' 사인만 나면 마운드에 올랐다. 철완계투진으로서 이보근은 이제 넥센에서 없어서는 안될 자원이다.

최선을 다했지만, 받아든 팀 성적은 꼴찌. 이보근은 그 점에 대해서 상당히 아쉬워했다.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포스트시즌에서 뛰어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는 그는 "가을야구가 정말 하고 싶다"고 수 차례 강조하면서 목동구장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이보근은 봉천초-강남중-서울고를 졸업하고 2005년 현대에 2차 5라운드, 전체 39순위로 지명돼 계약금 5천800만원을 받고 프로에 입단한 우완투수다. 하지만 현대 시절에는 그리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고, 2008년 우리 히어로즈로 팀이 바뀐 후에도 당시 이광환 감독에게 신임을 받지 못했다.

이후 2009년 김시진 감독 체제로 히어로즈가 새로 출범하면서 이보근은 주축 투수로 기용되기 시작했고, 매년 철인 계투요원으로 활약해왔다. 2009 시즌에는 88.2이닝, 2010 시즌에는 75이닝을 소화한 이보근은 올해에도 시즌 초 2군행 서러움을 딛고 87,2이닝(5승 3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49)을 던져 넥센 마운드의 든든한 허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때문에 이보근은 시즌 후 철저하게 어깨를 관리한다. 정해놓은 기간까지는 캐치볼조차 하지 않을 정도다. 아예 공을 잡지 않으면서 어깨가 완전히 힘을 되찾을 때까지 신경을 기울인다.

이보근은 "2009년부터 80이닝 근처로 계속 던졌다. 사실 무리가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그래서 감독님이 마무리 훈련도 제외시켜 주셨고, 목동에서 몸을 만들 수 있게 신경을 써주셨다"고 시즌 후에는 '휴식'이 가장 큰 과제임을 밝혔다.

요즘 다이어트와 어깨 휴식에 힘을 쏟고 있는 이보근은 올 시즌을 돌아보면서 아쉬움을 지우지 못했다. 올해는 개인성적보다는 팀 성적 측면에서 더 큰 아쉬움을 느꼈다.

이보근은 시즌 등판이닝과 출장경기수에 비해 홀드 수가 적다. 그는 "전지훈련 때 그리던 것 중 70~80%밖에 못한 것 같다.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스스로 느낀 아쉬움이 있었다"며 "또 생각보다 홀드 찬스가 많이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구속증가를 목표로 삼았던 만큼 시즌 중 기록한 150km 투구로 인해 불완전연소의 느낌을 어느 정도 지울 수 있었다.

다만 팀 성적에서는 할 말이 없다. 넥센은 2008년 창단 이후 올 시즌 처음으로 최하위를 경험했다. 이보근은 이 점에서 굳은 인상을 풀지 못했다.

그는 "개막 때부터 주위에서 우리의 꼴찌를 당연하다고 보더라. 마음속으로 정말 화가 났다"며 "이건 위험하다. 패배의식에 젖을 수 있다. 실제로 계속 지다보니 '오늘도 졌나보다'라고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이게 가장 무서운 것이다. (패배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모든 게 끝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로선수로서 이보근이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은 가을야구다. 만원관중이 들어찬 목동구장에서 당당히 마운드에 올라 공을 뿌려보고 싶다는 것이다. 2006년 현대 시절엔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지 못해 구경만 했던 그는 내년이면 벌써 프로 8년차가 되지만, 아직 단 한 번도 가을야구를 경혐해본 적이 없다.

이보근은 "포스트시즌서 뛰어보지 못했다. 2006년에는 엔트리서 탈락했다"며 "정말 가을야구를 해보고 싶다. 남들이 야구를 할 때 난 휴가를 받고 쉬지만, 그게 쉬는 게 아니다. 정말 해보고 싶다"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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