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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현까지 붙잡은 롯데, 이젠 지키는 야구다!


[권기범기자] 한 시즌만에 롯데가 팀 색깔을 확 바꾸게 됐다. 이렇게도 달라질 수 있을지 신기할 정도다. 정대현까지 영입함으로써 롯데도 꿈에도 그리던 '지키는 야구'를 시도할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는 13일 오후 FA 정대현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4년간 총액 36억원(계약금 10억원, 연봉 5억원, 옵션 6억원)에 리그 정상급 불펜투수를 데려왔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일사천리로 그 과정이 진행됐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던 정대현은 13일 오후 2시 개인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해 메디컬체크에 대한 볼티모어 구단과의 견해차와 현지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미국행을 포기한 사실을 전했다. 그리고 바로 두 시간여 후에 롯데는 곧바로 정대현의 영입을 발표했다. 사실상 양 측은 이미 입단을 확정한 상황이었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롯데는 12일 밤 인천에서 정대현과 만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꾸준히 정대현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던 롯데는 정대현이 국내로 입국한 후 두어 차례 전화를 통해 영입의사를 밝혔고, 이문한 운영부장이 정대현과 직접 만나 모든 것을 마무리지었다.

정대현이 합류함으로써 롯데는 올 스토브리그를 통해 단숨에 팀 스타일을 바꾸는 상황을 맞았다.

시즌 후 롯데는 4번타자 이대호의 오릭스 입단과 불펜의 한 축이었던 FA 임경완의 SK 이적, 또 15승 좌완에이스 장원준의 경찰청 입대로 팀전력 자체가 흔들렸다. 하지만 작은 이승호를 FA 영입했고, 2차 드래프트서 김성배와 박동욱을 지명하며 마운드 보강에 힘을 쏟았다.

와중에 대어 정대현까지 영입하는데 성공하면서 롯데는 불펜의 위용을 오히려 더욱 높였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불펜진의 약세로 어려움을 겪어온 팀이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역전패가 잦았고, 양승호 감독은 "5점차 이상은 나야 안심이 된다"고 손사래를 쳤다. 여름 이후 임경완, 김사율이 '미친 듯한' 안정감을 보여주면서 치고 올라서는 원동력이 됐지만, 항상 불안감을 내포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 롯데가 마운드 전천후 요원 이승호에 이어 두산에서 5선발 역할을 맡았던 김성배를 데려왔고, 이제는 정대현마저 품에 안는 데 성공했다. 객관적인 전력을 따져보면 불펜진의 힘은 비교할 바 없이 강해진 셈이다. 선발요원을 바라고 있는 이승호가 장원준의 공백을 어느 정도만 메워준다면, 롯데는 마운드에서 아쉬울 것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또 새용병이 선발진에 합류해 기대에 부응한다면, 이승호를 불펜으로 활용할 수도 있어 삼성 부럽지 않은 '철옹성 불펜진'을 구축할 수 있다.

이대호의 공백은 아무래도 메우기가 쉽지 않다. 현재 4번타자로 거론되고 있는 전준우가 대분발을 해준다고 해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타자 이대호의 위압감을 쫓기는 힘들다. 때문에 주력 선수들은 작전야구와 기동성을 언급하면서 2012 시즌 협업체제의 타선을 강조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타선의 약화는 어쩔 수 없지만, 불펜진은 더욱 강해졌다. 2012 시즌 롯데는 그 어느 때도 볼 수 없었던 '지키는 야구'로 우승을 노리는 놀라운(?) 현실을 만들어낼 전망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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