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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결산]나도 스타다…LG 마운드의 희망 된 박현준


[정명의기자] 출발은 임시 선발이었다. 부상으로 빠진 팀 에이스 봉중근의 선발 로테이션을 메우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어느새 '에이스'의 빈자리를 너끈히 메워버렸다. 올 시즌 LG 박현준이 보여준 활약상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박현준은 올해 LG 트윈스를 넘어 전체 프로야구를 통틀어 새로 탄생한 스타다. 임시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팀의 에이스로 불리는 위치가 돼 있다. 박현준의 올 시즌 성적은 13승10패 평균자책점 4.18, 탈삼진 137개. 다승 6위, 탈삼진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풀타임 선발 첫 시즌에 남긴 성적이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박현준은 2010년 시즌 중반 SK에서 LG로 트레이드 됐다. 2009년 SK에서 데뷔해 2010년까지 2승4패의 성적에 그쳤지만 기회가 주어지자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펼쳐보였다.

출발부터 좋았다. 첫 등판이던 4월3일 두산전에서 6.1이닝 무실점의 빼어난 피칭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개막전에서 잠실 라이벌 두산에게 패했던 LG는 박현준을 앞세워 균형을 맞췄다. 이어 박현준은 다음 등판이던 4월9일 한화전에서도 6.2이닝 1실점 쾌투로 2연승을 달렸다.

5월3일 두산전에서는 올 시즌 등판 경기 중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호투를 선보였다. 9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승리투수가 된 것. LG가 연장 10회초 점수를 내며 완봉승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박현준이라는 이름을 야구팬들에게 뚜렷이 각인시키기에는 충분했다.

박현준은 5월19일 KIA전에서 5.2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기까지 총 9경기 등판해 7승을 챙기며 다승 선두를 질주했다. LG도 박현준을 앞세워 상위권을 유지하며 9년만의 가을잔치 진출을 향해 힘차게 달려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박현준은 6월부터 갑작스런 부진에 빠지고 말았다. 육체적 피로와 상대팀들의 치밀한 분석을 당해내지 못한 것이다. 6월 한 달간 박현준은 1승3패 평균자책점 5.66을 기록하며 주춤거렸다. 7월6일 한화전에는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불펜으로 나서는 등 힘든 스케줄이 이어졌다.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8월12일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1군에 복귀한 뒤 9월10일 삼성전에서는 경기 중 또 다시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가고 말았다. 풀타임 선발 첫해에 너무 큰 짐을 짊어진 탓이었다.

다행히 어깨에 큰 이상은 없었다. 가벼운 염증이라는 판정이었다. 후반기 추락으로 LG는 결국 4강 싸움에서 탈락하며 공동 6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박현준의 어깨가 싱싱하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했다.

시즌 종료 후 박현준은 이병규,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 등 고참급 선수들과 함께 구리구장에서 마무리훈련을 진행했다. 시즌 내내 많은 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에 혹독한 훈련이 펼쳐진 진주 마무리캠프에서 제외된 것이다. 또한 팀의 에이스에 대한 신임 김기태 감독의 배려라고도 할 수 있다.

박현준은 최근에는 달콤한 열매를 맛보기도 했다. 4천300만원이었던 연봉이 1억3천만원으로 수직 상승한 것이다. 무려 202%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단숨에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했다. LG가 지난해부터 시행한 신연봉제에 비춰볼 때 조금 박한 인상률이라는 지적도 있었으나 1억원 가까이 오른 연봉으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내년 시즌 박현준의 보직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마무리로 뛰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지만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해 보직이 결정될 전망이다. 선발이든 마무리든 박현준이 있음으로 인해 '10년만의 가을잔치' 참가를 노리는 LG의 목표에는 희망이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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