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2011년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다사다난했던 2011년. 특히나 한국 축구에는 너무나 많은 뉴스들이 터져나왔다. 기쁜 일도 많았고 슬픈 일도 많았다. 열광했던 일도, 짜증났던 일들도 있었다. 조이뉴스24가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2011 한국 축구를 되돌아본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 경질
연말 축구계를 강타한 핫이슈가 바로 대표팀 감독의 전격 경질이었다. 조광래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부진 등의 이유로 조광래 감독을 경질했다. 조 감독의 경질은 한국 축구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3차 예선 최종전을 앞둔 시점, 그리고 기술위원회의 정식 절차도 거치지 않은 경질이었다. 시기와 절차가 맞지 않았고 마땅한 대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묻지마 경질을 한 것이다. '윗선에서의 지시가 아니냐,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위한 것이 아니냐' 등 추측이 나오며 축구협회는 비난의 중심에 섰다.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 대표팀 감독 선임
조광래 감독이 경질되고 약 2주가 흐른 후 대한축구협회는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을 새로운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단기간 내에 전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고 한국 축구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최강희 감독을 선택했다.
하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당초 기술위원회는 외국인 감독 선임 쪽에 무게를 둔다고 했다. 히딩크, 귀네슈, 에릭손, 스콜라리 등 해외 유명 감독들이 후보군에 올랐지만 결국 기술위원회의 선택은 최강희 감독이었다. 외국인 감독은 여론몰이를 위한 책략에 불과한 결과가 됐다. 협회는 대표팀 감독을 고사하던 최강희 감독을 설득하고 또 설득해 지휘봉을 맡겼다.
박주영 아스널 유니폼 입고 EPL 진출
2011년 한국 축구팬들을 들뜨게 만든 멋진 소식은 박주영의 아스널 이적이었다. 프랑스 리그 AS모나코를 떠난 박주영이 새 둥지로 선택한 클럽이 바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가' 아스널이었다.
아스널은 8월31일 박주영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박주영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두 번째로 프리미어리그 '빅4' 팀에 입성하며 한국 축구팬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다. 비록 2011년 박주영은 아스널에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 좋은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팬들은 심기일전한 모습을 보여줄 2012년을 기다리고 있다.
K리그 승부조작 파문
2011년 K리그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바로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승부조작이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출신 최성국, 김동현 등 수많은 선수들이 승부조작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고 처벌을 받았다. 이수철 전 상무 감독의 자살 등 승부조작과 관련된 우울한 소식은 끊이지 않았다. K리그 팬들은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프로축구연맹은 승부조작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전·현 축구선수 62명에게 선수자격 영구박탈 등의 중징계를 내려 축구계에서 추방했다. 그리고 한국 축구 전체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힘을 모으고 있다.
'닥공' 전북의 시대
올 시즌 K리그는 '전북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새로운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전북은 최고의 공격력을 앞세워 K리그를 점령했다.
이동국, 에닝요, 루이스 등을 앞세운 전북의 닥공은 거침이 없었다. 정규리그 1위, 그리고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에 이은 두 번째 우승. 최강희 감독은 올해의 감독상을, 이동국은 MVP를 받는 등 전북은 상이란 상도 독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롤러코스터 탄 이동국
전북을 우승으로 이끌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이동국이다. 2011년 MVP와 도움왕을 차지한 그는 K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득점왕, 도움왕, 신인왕, MVP를 모두 거머쥐는 선수가 됐다. 가히 올 시즌 K리그는 이동국의 포효 아래 있었다고 할 만했다.
하지만 국가대표선수 이동국은 침묵했다. K리그에서 절정의 기량을 자랑하며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주전에서 밀려나고 소속팀 후배 서정진의 활약을 벤치에서 지켜보는 등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 이동국은 대표팀에 다녀온 후 심리적인 고통을 호소했고 당분간 소속팀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희망의 아이콘 된 신영록
올 한 해 신영록은 한국 축구팬들에게 안타까움의 눈물과 감동의 눈물을 모두 선사했다. 제주 소속 신영록은 지난 5월 대구와의 경기 도중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신영록은 이후 오랜 기간 깨어나지 못하며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하지만 신영록은 의식을 잃은 지 50일 만에 기적같이 깨어났다. 회복한 신영록은 다시 축구를 하겠다는 의지로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신영록의 모습에 많은 팬들이 감동을 받았다. 신영록은 연말 K리그 대상 시상식에도 모습을 드러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K리그의 젊은 감독 열풍
특히나 K리그 젊은 감독들의 열풍이 거셌던 한 해였다. 황선홍 포항 감독을 비롯해 신태용 성남 감독, 최용수 서울 감독, 유상철 대전 감독까지 K리그의 신세대 감독들은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K리그에 큰 활기를 불어넣었다.
황선홍 감독은 포항을 정규리그 2위로 끌어올리며 비상했고, 신태용 감독은 부족한 여건에서도 성남을 FA컵 우승으로 이끄는 저력을 선보였다. 최용수 감독(대행)은 톡톡 튀는 행동과 언변으로 K리그의 새로운 히트 상품으로 부각됐다. 유상철 감독은 쓰러져가는 대전에 다시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한국축구 '공공의 적' 된 알 사드
K리그 팬들의 공공의 적이 등장했다. 바로 카타르의 알 사드 클럽이다. 대표팀 수비수 이정수의 소속팀이기도 한 알 사드는 한국 클럽과의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페어플레이에 어긋나는 작태를 남발해 한국 축구팬들을 들끓게 만들었다.
수원과의 ACL 4강전에서 알 사드는 부상자 때문에 바깥으로 처리한 볼을 경기가 재개되자 넘겨주지 않고 몰고들어가 그대로 골을 넣는 비신사적인 행동을 했고, 그라운드로 내려온 수원 팬을 폭행하고 수원 선수들과 난투극을 벌이는 등 최악의 상황을 연출했다. 전북과 만난 결승전에서는 침대축구로 일관했다. 결국 알 사드는 한국 클럽을 연파하고 AFC 챔피언이 됐지만 비매너로 따낸 더러운 우승컵이었다.
박지성, 이영표 국가대표팀 은퇴
지난 10여년 동안 한국 축구의 중심으로 군림하던 박지성과 이영표가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올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을 끝으로 박지성과 이영표는 소속팀에 집중하고 후배들에게 길을 내주기 위해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박지성과 이영표의 은퇴에 많은 축구팬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그리고 그동안 대표팀에 헌신하고 봉사한 이들에게 박수를 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아직까지 한국 축구는 박지성, 이영표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둘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것. 축구팬들은 하루빨리 제2의 박지성, 이영표가 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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