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개그맨 강호동이 '2011 KBS 연예대상'에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존재감은 그 어느 시상식보다 빛이 났다.
강호동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2011 KBS 연예대상'의 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박2일'을 이끌던 수장이었지만 잠정 은퇴를 선언하면서 후보로 선정되지 못한 것.
강호동은 이날 시상식에 함께 하지 못했지만 멤버들의 수상 소감에 언급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수근은 이날 쇼오락 MC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1박2일'에서 하차한 강호동을 언급했다.
이수근은 "오늘따라 더욱 더 그 분의 목소리가 그립다. 인생 모토로 생각하고 내년에 이 자리에서 더욱 큰 목소리로 함께 해줬으면 한다. 너무나 존경하는 강호동 선배님께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날 '1박2일' 팀은 '개그콘서트'와 김병만 등 유력한 대상 후보 등을 제치고 대상 트로피를 거머쥐는 이변을 일으켰다. KBS에서 앞서 발표한 개인 후보가 아닌 팀 단체로 수상의 영광을 안은 것. 내년 프로그램 종영을 하차한 '1박2일'이 수 년간 예능 프로그램 최고의 자리를 지킨 것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1박2일' 팀은 수상 소식에 깜짝 놀라면서 이날 함께 하지 못한 강호동에 그 공을 돌렸다.
대상 후보에 올랐던 이승기는 "내가 후보에 올라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내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이경규, 유재석, 신동엽이 나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 명성과 업적을 쌓은 분들인데 혹시라도 내가 대상을 받게 되면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다같이 '1박2일' 팀이 받으니 행복하고 기쁘다"라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은지원은 "5년간 잘 이끌어주고 정신적으로 큰 힘을 줬던 강호동에게 이 영광을 돌리겠다"고 말했으며, 이수근은 "큰형님, 저희들 상 갖고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맏형이자 정신적 지주인 강호동에 대한 그리움과 고마움을 동시에 드러난 수상소감이었다. 시상식 무대에는 함께 할 수 없었지만 멤버들의 마음 속에서 강호동의 묵직한 존재감이 드러난 셈이다.
'1박2일' 팀 뿐만이 아니다. 코미디부문 작가상을 수상한 '개그스타 시즌2'의 최대웅 작가도 강호동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최대웅 작가는 수상소감으로 "이 말을 할까 말까 고민했다"며 "내년에는 강호동과 함께 박수치며 웃으며 시상식을 맞이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강호동의 복귀를 바라는 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
늘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있었던 강호동이다. 영원한 대상 후보로 주목 받았던 강호동이 이날은 대상이 아닌 수상 소감 속에서만 자리했지만, 그 존재감은 그 어느 수상자들보다 컸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그 어느 때보다 강호동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시상식이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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