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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대표팀 부진해도 감독 임기 보장해야"


[이성필기자] '초롱이' 이영표(34)는 지난 8일 조광래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전격 경질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조적인 느낌을 피력했다.

"이제 우리 축구인들은 더 이상 축구팬들에게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거나, 분명히 이 위기를 넘기면 더 발전할 거라는 말을 할 수 없게 됐다. 우리 스스로 기다릴 줄 모르면…. 누가 우리를 기다려주죠?"라고 썼다.

성급한 대표팀 감독 경질에 대한 솔직한 심정이었다. 1999년 코리아컵을 통해 국가대표에 데뷔해 십수 년을 지내오며 산전수전 다 겪었던 그에게 대한축구협회의 전격적인 조 감독 경질은 부끄러운 일이었다.

이영표는 이번 달 초 미국프로축구(MLS) 벤쿠버 화이트캡스에 입단했다.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가든 플레이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그는 현재 국가대표팀을 놓고 벌어진 상황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그는 "조광래 감독님 등 모두 한국축구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데 오해와 갈등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한국축구가 발전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잦은 감독 교체에 대해서는 분명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대표팀 감독이 자주 바뀌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세상의 모든 팀이 상대를 늘 이기면서 끝까지 가는 팀은 없다"라며 성적 부진을 이유로 감독 경질을 자주 하면 한국 축구의 발전을 가로막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팀이 강해지려면 여러 가지 방법과 때가 있다. 위기의 순간을 딛고 벗어났을 때 성장한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기다리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라며 조급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직후 1년 만에 지났는데 다시 감독이 교체됐음을 거론하며 "한국은 다음 월드컵 준비 시간 4년 중 1년 6개월을 잃었다"라며 소중한 시간을 소비했다고 지적했다.

신임 최강희 감독도 대표팀을 운영하다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역설한 이영표는 "최강희 감독님은 훌륭하신 분이고 잘 이끌겠지만 팀을 운영하면서 분명히 성적이 안 좋고 어려울 때가 올 것이다"라고 예측한 뒤 "팬들과 언론은 대표팀에 대한 비판, 비평은 하더라도 대표팀 감독을 바꿔야 한다는 말은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섣부른 감독 교체가 득이 되지 않는다는 뜻을 나타냈다.

때문에 대표팀 사령탑은 최소 4년의 임기 보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독을 교체해 얻은 것이 없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라며 "다시는 어리석은 일을 반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최근 거수기로 전락했다고 비판받고 있는 기술위원회에 대해서도 거시적인 관점에서 일을 해주기를 바랐다. 그는 "기술위원회가 대표팀에 국한된 게 아닌 유소년을 비롯한 한국 축구 전체를 위한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인식 전환이 되어야 한다"라며 뿌리부터 튼튼한 구조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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