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에게도 새해가 밝았다. 2012년 새해는 LG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지 정확히 10년째 되는 해다. LG는 지난 2002년 준우승 이후 한 번도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10년째 도전에 나서기 전 여러 과제들이 LG 앞에 놓여 있다. 먼저 선수들과의 연봉 협상을 끝마치는 일이다. LG는 현재 '에이스' 봉중근을 비롯한 몇몇 선수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계약이 쉽지만은 않은 분위기다.
지난해 도입한 '신연봉제'로 인한 잡음이 그치지 않고 있다. 승리 기여도, 이른바 '윈 쉐어'를 연봉 산출의 주요 지표로 활용하고 있는 LG의 신연봉제는 도입 원년이던 지난해부터 무성한 말을 낳았다. 연공서열은 무시된 채 해당 시즌의 성적만으로 인상과 삭감의 폭이 과도하게 크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이는 올 시즌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선수는 봉중근이다. 봉중근은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4경기에만 등판 1승2패 평균자책점 4.96의 성적에 그쳤다. 신연봉제가 그대로 적용된다면 지난해 3억8천만원이었던 봉중근의 연봉은 절반 이하로 삭감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봉중근이 구단으로부터 1억원대의 연봉을 제시받았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다. 구단은 봉중근이 재활훈련을 받고 있는 사이판까지 협상 실무자를 파견해 계약 내용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상 전까지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공헌도를 연봉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관건인 셈이다.
연봉 문제를 매듭짓고 홀가분하게 스프링캠프에 돌입하는 것이 제1 과제이지만, 전력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할 일은 더욱 많아진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예상하듯 올 시즌 LG의 전력은 지난해에 비해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LG는 이번 스토브리그를 통해 'FA 3인방' 이택근, 송신영, 조인성을 한꺼번에 타구단으로 떠나보냈다. 그렇다고 보상선수 외에 다른 특별한 전력 보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철저히 내부 자원만으로 올 시즌 전력의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는 예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LG의 모습을 보여준다. LG는 해마다 스토브리그의 큰손으로 나서며 거물급 선수들을 영입해왔다. 그러나 이는 번번이 실패로 끝났고, 내부 육성의 기회마저 놓치고 말았다. 그렇게 악순환이 반복되던 가운데 팀은 어느새 9년째 가을잔치의 들러리로 전락했다.
이번 오프 시즌 분위기는 기존 선수들에게는 충분히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정해진 자리가 없다는 것은 노력 여하에 따라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기태 감독도 이런 효과를 노렸다. 여기에 LG의 과제가 숨어 있다. 이 과제들만 잘 풀어낸다면 올 시즌엔 달라진 LG의 모습을 기대해볼 만하다.
우선은 빠져나간 주전급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눈에 띄는 공백은 조인성이 비운 안방마님 자리다. 기존 백업이었던 김태군과 심광호에 신인 조윤준, 보상선수로 한화에서 영입한 나성용 등이 후보다.
고질병인 마무리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 시즌 도중 넥센에서 급히 영입해 뒷문을 맡겼던 송신영은 이제 한화로 떠났다. 경찰청에서 제대해 복귀한 우규민이나 기존 불펜 투수 가운데 그 역할을 맡아줘야 한다. 선발 투수를 마무리로 전향하는 방안도 떠오르고 있지만 위험부담이 큰 카드다.
포수와 마무리 투수 모두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1월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적임자를 찾겠다는 생각이다.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배치하는 것은 2012 시즌을 맞는 LG의 첫 단추 꿰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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