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3할 유격수'로 거듭난 한화 이글스의 이대수가 트레이드 당시의 복잡한 심정을 전했다.
이대수는 2일 오후 '조이뉴스24'와의 전화통화에서 "벼랑 끝에 선 심정이었다"며 2년 전 두산에서 한화로 유니폼을 갈아입었을 때의 기분을 돌아봤다.
이대수는 지난해 타율 3할1리 8홈런 50타점을 기록하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선정됐다. 프로 데뷔 11년만에 이뤄낸 감격이었다. 그러나 골든글러브 뒤에는 순탄치만은 않았던 그의 야구 인생이 숨어 있다.
2001년 SK의 신고선수로 프로에 데뷔한 이대수는 2번이나 팀을 옮겼다. 2006년 SK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으나 이듬해 김성근 감독의 부임과 함께 나주환과 맞트레이드돼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에서도 주전으로 자리잡는가 싶더니 손시헌의 제대 복귀와 함께 경쟁에서 밀렸다.
결국 이대수는 2010년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한 한대화 감독이 내야를 강화하기 위해 이대수의 트레이드를 강력히 요청했기 때문이다. 두 번의 트레이드 끝에 이대수는 골든글러브를 타내는 감격을 맛봤고, 비로소 팀내 입지도 확실하게 굳혔다.
이대수는 "처음에 두산으로 옮긴 것은 (김성근)감독님께 어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기회가 온다는 것은 나쁘지 않았지만 처음 겪는 트레이드였고, 정들었던 팀을 떠난다는 것이 좀 당황스러웠다"고 첫 번째 트레이드를 돌아봤다.
이어 이대수는 "한화로 올 때는 '올 때까지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참한 기분도 좀 들었고 내가 이 정도밖에 안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내가 실력이 부족해서 온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여기서 일어나지 못하면 내 야구 인생은 끝이라는, 벼랑 끝에 선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벼랑 끝에 몰린 이대수는 이를 갈았고, 지난해 생애 첫 '3할타율'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각 포지션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진다는 골든글러브도 그의 몫이었다.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이대수는 눈물을 흘리며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는 감격을 누릴 수 있었다.
요즘 이대수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야구장에서는 올 시즌을 앞두고 몸 만들기에 한창이고, 집안에서는 지난달 태어난 둘째 아기를 돌보느라 바쁘다. 식구가 한 명 늘어난 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결코 지난 시즌의 성공으로 만족할 수 없다.
이대수의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타격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다. 지난해의 활약이 '반짝 성적'이 아니었다는 것도 보여줘야 한다. 한화의 4강 도전은 당연한 목표. 벼랑 끝에 몰렸으나 힘찬 날갯짓으로 비상하기 시작한 이대수가 새로 팀에 합류한 박찬호, 김태균, 송신영 등과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지켜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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