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자율'을 택한 SK의 겨울은 어떤 성과를 얻을 수 있을까.
이만수 SK 감독은 지난해 11월 취임식서 "선수들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철저한 관리 위주의 야구를 해오던 선수들에게는 낯선 일이었다.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을 때는 비활동 기간인 12월에도 SK 선수들의 훈련 열기가 뜨거웠다. 국내 시즌 종료 후에는 일본에서 자체 훈련을 했다. 강도 높은 훈련은 스프링캠프까지 이어졌다. SK의 겨울은 시즌보다 더 혹독했다.
그랬던 SK에 변화가 찾아왔다. 이만수 신임 감독이 '자율 야구'를 선언한 것이다. "선수들에게 자유를 주겠다. 하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철저하게 물을 것이다."
가장 먼저 찾아온 변화는 플로리다 마무리 훈련 이후 자율 훈련 기간이었다. 선수들은 마무리 훈련 당시 각자의 다음 시즌 목표와 훈련 계획을 적어 이 감독에게 제출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선수들은 제출한 스케줄에 따라 각자 훈련을 시작했다. 대부분의 선수가 문학 구장을 찾았지만, 시간은 모두 달랐다.
지시에 따른 훈련에 익숙했던 선수들도 서서히 적응하기 시작했다. 한 선수는 "솔직히 처음에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온전히 내 몸 상태에 맞춰 훈련 스케줄을 짜고, 움직이다 보니 효과가 좋은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 전까지 90%의 몸 상태를 만들어라"고 지시했다. 스프링캠프가 다가올수록 선수들의 마음이 바빠졌다. '90%'라는 수치가 선수들 스스로 파악하는 훈련량의 기준이 됐다.
SK는 15일 미국 플로리다 출국 전까지 자율 훈련을 이어갈 방침이다. 대부분 구단이 12월 휴식기를 마친 뒤 1월부터는 기존의 단체 훈련을 시작한다. 그러나 이만수 감독은 이 기간에도 자율 훈련을 지시했다.
이 감독은 "책임감이 필요하다. 스프링캠프 전에 미리 점검하지 않겠다. 약속대로 출발 전까지는 모두 자율이다. 그러나 캠프가 시작되면 냉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보면 그동안 훈련을 열심히 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요구한 90%의 몸 상태를 만들지 못한 선수에게는 대가가 따른다. 이 감독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주전을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다. 자율훈련은 그만큼 강한 책임감이 따르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자율 후에는 이전보다 더욱 강도 높은 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이 감독은 "기존의 3일이나 4일 훈련 후 하루 쉬는 방식을 없애겠다. 스프링캠프서 1월 31일 단 하루만 쉰다. 나머지는 휴식 없이 계속 훈련이다. 선수들에게 충분히 설명했다. 그만큼의 체력을 키워오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훈련 방식이라 주위의 염려도 많았다"고 전한 이 감독은 "그러나 진정한 프로라면 스스로 움직일 줄 알아야 한다. 감독이 선수를 믿지 못한다면 팀을 이끌어갈 수 없다. 나는 선수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관리야구에서 자율야구로 탈바꿈했다. 변화를 겪은 SK 야구가 올 시즌 만들어낼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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