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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 롯데, '4월병' 탈출이 급선무


[권기범기자] "초반에 끌어올리지 못한 승수가 가장 아쉽네요." 롯데 양승호 감독은 2011년 소회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한 악몽보다 시즌 초 부진이 더욱 뼈아팠다는 것이다. SK에 패한 플레이오프 1차전과 5차전도 물론 잊고 싶은 경험이지만, 사령탑은 그것보다 시즌 초 롤러코스터 행보가 가장 쓰라린 기억이라고 평가한 셈이다.

롯데는 2011년 1989년 단일리그 전환 후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 2위에 올라서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비록 준플레이오프에서 KIA를 누르고 올라온 SK에게 덜미를 잡혀 염원하던 한국시리즈 진출은 무산됐지만, 박수를 보내줄 만한 성적이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쉽게 갈 길을 어렵게 갔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양승호 신임감독 체제에서도 고질적인 롯데의 4월병은 도졌고, 한 술 더 떠 6월까지 롤러코스터 행보로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2011년 롯데는 72승 56패 5무 승률 5할6푼3리로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패하면서 공식 기록으로는 3위가 됐지만, 한국시리즈 진출로 2위를 차지한 SK(71승 59패 승률 5할4푼6리)보다 승률이 높은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79승 50패 4무. 롯데와의 승차는 6.5게임이었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롯데가 시즌 개막 후 안정적으로 승수를 차곡차곡 쌓아나갔다면, 삼성과도 충분히 1위 경쟁을 펼칠 수 있었다. 그만큼 시즌 초반 롯데의 행보는 들쑥날쑥했고, 양승호 감독은 이 점에서 아쉬움을 피력한 것이다.

실제로 롯데는 4월, 7승 2무 14패에 그치면서 최하위까지 경험하는 등 고전을 면치못했다. 이후 5월, 14승 1무 8패로 살아나는가 싶더니 6월, 8승 14패로 다시 무너졌다. 이 시기에 양승호 감독은 팀내 고참선수들에게 "잘리더라도 올스타전까지만이라도 해보자"고 농담 아닌 농담으로 격려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우역곡절 끝에 전열을 가다듬은 롯데는 7월부터 시즌 종료 때까지 무려 43승을 거둬들였다. 7월부터 9월까지 석 달 동안 챙긴 승수만 40승이다. 그야말로 롯데는 폭풍의 여름을 보내면서 치고 올라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양승호 감독은 2012년 목표로 '초반 선전'을 내세웠다. 올 겨울 내내 씁쓸한 웃음을 짓던 양 감독은 7일 시무식 자리에서도 초반 '5할 승부'를 언급하면서 안정적인 시즌 유지에 전력할 뜻을 밝혔다.

롯데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부터 지긋지긋한 4월병으로 고생했다. 시범경기 1위라는 성적이 무색하게 개막만 하면 어김없이 투타 엇박자로 하위권에서 시작했다. 2011년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고, 양승호 감독도 부임 첫 해부터 이 현상을 진땀나게 경험했다.

2012년 양승호 감독은 4월병 및 롤러코스터 행보 탈출을 전면에 내세웠다. 과연 롯데는 올해만큼은 안정적으로 승수관리를 해낼 수 있을까. 투타 주축요원들이 모조리 이탈한 상황에서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묘한 징크스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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